한국일보

인간과 로보트 소재 4편 뉴욕 한국계 그렉 박 감독 데뷔작

2004-03-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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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보트 소재 4편 뉴욕 한국계 그렉 박 감독 데뷔작

로미와 마시아(탐린 토미타)부부가 로보트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로보트 이야기’ (Robot Stories) ★★★★

뉴욕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영화인 그렉 박이 쓰고 감독한 데뷔작으로 마음과 정서가 있는 4편의 단편 공상과학 모음집이다. 뛰어나게 독창적이며 풍부한 감정을 지닌 영화로 로맨틱하기까지 한데 그렉은 통찰력과 미래를 예견하는 눈까지 지녔다. 다양한 인물들이 로보트 아기와 장난감 그리고 인조인간 사무실 직원등 기술이 만들어낸 객체 및 기술적 변화와 맞서 이것들과 연계를 맺으려고 애쓰는 내용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상냥하고 달곰씁쓸한 공상 과학영화를 보기는 처음이다. 궁극적으로 “사랑과 죽음과 가족 그리고 로보트의 이야기”로 주요 배역은 모두 아시아계 배우들. 감독도 출연한다.

‘내 로보트 아기’(My Robot Baby)


모두 직업인인 젊은 부부 마시아(탬린 토미타)와 로이(제임스 사이토)는 인간 아기를 입양하기 전 부모 자격을 입증하기 위해 로보트 아기를 입양한다. 달걀 모양의 로보트 아기는 울고 입맛을 다시며 보채기까지 한다.
그런데 로이가 출장간 사이 로보트 아기가 고장이 나면서 마시아는 기계와 엄마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대면하게 된다. 상냥하면서도 약간 공포영화 분위기가 느껴진다.

‘로보트 고치는 엄마’(The Robot Fixer)

버니스(와이 칭 호)는 오래 전 가출한 뒤로 연락이 없던 아들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면서 딸(신디 청)과 함께 아들을 방문한다.
버니스는 아들의 죽음을 맞아 아들이 어릴 때 사랑하던 로봇 장난감 중 고장난 로보트를 고치려고 온갖 노력을 한다. 마치 그 행위로 아들과 재연결하겠다는 듯이.

‘기계들의 사랑’(Machine Love)

기능이 뛰어난 사무실 업무용 인조인간 아치(그렉 박)가 기계보다 더 기계 같은 인간들로 가득 찬 답답한 사무실에서 일하다 앞 건물의 여자 인조인간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율 브린너가 나온 공상 과학영화 ‘웨스트월드’가 생각난다.

‘진흙’(Clay)

불치병을 앓는 나이 먹은 조각가 존 리(사브시모노)는 의사 아들과 컴퓨터 디지털에 의해 현실로 나타나는 죽은 아내로부터 의식을 디지털화해 완전한 사랑과 예술을 달성하라는 독촉을 받는다. 그러나 존은 인간답게 죽겠다며 저항한다. 매우 민감하고 애수가 깃든 러브스토리다.
성인용. 페어팩스(323-655-4010), 콜로라도(626-744-1224). 감독 인터뷰 위크엔드판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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