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and Hutch)★★★(5개 만점)

2004-03-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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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and Hutch)★★★(5개 만점)

스타스키와 허치(왼쪽)는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 마약사건을 수사한다.

성격 틀려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수사단짝 투캅스

1975~79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됐던 동명의 TV 형사 시리즈를 코믹하게 풍자한 소위 ‘친구 형사’ 장르 영화다. TV 시리즈에서 서로 걸맞지 않는 짝으로 나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 좋게 범죄를 처리하던 두 형사 스타스키와 허치로는 각각 폴 마이클 글레이서와 데이빗 소울이 나왔었다(둘은 영화 끝에 캐미오로 나온다).
그동안 수 없이 많이 나온 전형적인 ‘버디 캅’영화로 코미디와 액션과 범죄 드라마를 두루뭉실 짬뽕 했는데 시간 죽이기에는 적당하나 불면 날아갈듯 가볍다.
베이 시티의 언더커버 형사인 스타스키(벤 스틸러)와 허치(오웬 윌슨)는 안팎으로 닮은 데라곤 전연 없는 파트너. 왕년의 명형사였던 어머니 때문에 콤플렉스가 있는 스타스키는 고지식하기 짝이 없는데 적백색 줄이 난 포드 그랜 토리노를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한편 허치는 법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유유자적형. 흑인 애인에 흑인 소년의 보호자 노릇까지 하는 흑인 팬인데 큰돈 마련하려고 세탁소 강도를 하다가 경찰과 맞부딪치게 되면 함정수사라며 위기를 모면하는 반범죄자다.
사사건건 충돌하는 둘은 어느 날 바다에서 떠내려 온 사체의 신원을 조사하면서 베이 시티 사상 최대의 마약 밀매사건을 풀어나가게 된다. 둘의 수사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사람이 뒷골목의 흑인 대부 허기(래퍼 스눕 닥). 그리고 스타스키의 포드도 한몫 한다.
냄새와 맛이 감미료 같은 코케인을 만든 마약 밀매단의 두목은 10대 딸을 둔 유대인 플레이보이 사업가 리스(빈스 본). 스타스키와 허치는 리스의 졸개들의 총질과 폭탄장치 등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정작 리스를 잡는 것은 둘이 아니다.
이야기가 터무니없이 약한 영화로 순전히 스틸러와 윌슨의 콤비에 의존하고 있는데 둘의 화학작용은 썩 좋은 편. 그런데 마약 밀매단 졸개로 나오는 부자가 한국 사람. 서툰 액센트의 한국어를 하는데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형사를 향해 칼을 던지라고 명령하자 아들이 작은 칼들을 마구 던진다. 영화 만든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겠지. 타드 필립스 감독.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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