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 가든/식물원 봄맞이 축제

2004-03-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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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진 꽃들이 ‘날 오라 하네’


봄을 맞는 새싹과 봄꽃들에게는 충분한 비가 가장 좋은 양식이다. 남가주는 지난 2주간 20여년만에 최고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풍족한 겨울 우기를 지낸 남가주의 여러 식물원들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면서 봄맞이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식물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때를 맞고 있는 데스칸소 가든과 LA 카운티 식물원 등 남가주 유명 정원의 봄맞이 축제들을 살펴본다.


▲LA 카운티 식물원
(Arboretum of LA County)
명실공히 LA를 대표하는 정원으로 광산업으로 거부가 된 럭키 볼드윈의 저택이었던 곳이다. TV 시리즈 ‘타잔’ 등이 촬영됐던 곳으로 현재 복숭아, 살구, 벚나무 등의 꽃망울들이 막 벌어지고 있다. 화단마다 팬지, 베고니아, 아이리스, 파피 등 갖가지 봄꽃들이 만발하고 그 사이를 돌아다니며 고운 깃털을 활짝 펴대는 공작새들이 볼만하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봄맞이 수채화 그리기 대회가 매 주말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9시~오후 4시30분에 개장하며 입장료는 성인 5달러, 어린이(5~12세) 1달러. 트램 투어 요금은 2달러.
가는 길은 2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볼드윈(Baldwin Ave.)에서 내려서 우회전하면 식물원에 도착하게 된다.


주소 301 N Baldwin Ave. Arcadia
문의 (626)821-3222 www.arboretum.org

▲랜초 샌타애나 식물원
(Rancho Santa Ana Botanical Garden)
포모나의 클레어몬트 대학에서 관리하는 식물원으로 샌타애나 강이 시작되는 샌개브리엘 산아래 있다. 86에이커에 달하는 식물원에는 캘리포니아 토착식물들이 많은데 3월부터 5월까지는 야생화들이 볼만하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
주소 1500 N College Ave. Claremont.
문의 (909)625-8767

www.rsabg.org

▲데스칸소 가든
라카냐다에 있는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동백나무 10여만 그루를 자랑하는 LA 카운티 소유 정원으로 산책로와 꽃길이 잘 정돈되어 가족동반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이 곳에는 매년 봄철이 되면 남가주에서 가장 화려한 봄꽃 축제(Spring Festival of Flowers)가 벌어진다. 이 봄꽃 축제에는 온갖 꽃들이 소개되는데 이중 가장 단연 돋보이는 것은 튤립 꽃이다. 데소칸소 가든의 브라이언 설리번 수퍼바이저는 “올해는 가든 사상 최고인 75종의 2만2,000송이의 튤립을 심었다”며 “3월 중순부터 4월초까지 튤립의 개화가 절정에 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설리번 수퍼바이저는 “튤립은 꽃이 피는 기간이 단 3~4주로 매우 짧다”며 봄꽃 축제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가든의 봄꽃 축제는 5월 첫 주말까지 계속된다.
데소칸소 가든의 또 다른 봄꽃 구경은 바로 동백꽃이다. 가든의 전 주인이었던 LA 데일리뉴스의 발행인 맨체스터 바디 일가가 ‘휴식 목장’으로 사용하면서 떡갈나무로 뒤덮였던 언덕바지에 동백꽃 정원을 조성하면서 이 곳의 동백나무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2월이면 피기 시작하는 동백꽃들은 현재 끝 무렵의 마지막 자태를 마음껏 자랑하고 있다.
봄꽃 축제와 때를 맞춰 정원수들을 동물이나 물건모양으로 손질하여 관객들에서 선보이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매 주말 정원수를 다듬는 방법을 소개하는 클래스(오후 1시)가 열리고 어린이들이 정원수를 직접 다듬을 수 있는 디스커버리 테이블이 가든 내에 설치된다. 역시 어린이들을 위해 미니 기차가 매 주말 운행되고 있는데 요금은 1.50달러.
꽃구경을 하다가 지치면 일본 정원에 차려진 아담한 찻집에 들러 연못 속의 잉어 떼를 들여다보면 쉬엄쉬엄 차 맛을 음미해 보는 것도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멋이다. 또한 전주인 바디 부부가 거처하던 언덕 위의 저택에서는 연중 미술전시회가 열린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수채화가 루스 배슬리 버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160에이커에 달하는 가든을 자세히 돌아보기 위해서는 트램(tram) 투어를 이용하면 좋다. 트램 투어는 화~금요일 오후 1, 2, 3시에, 토·일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차를 타고 정원을 답습한다. 요금은 1인당 2달러.
데스칸소 가든은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5달러. 학생과 연장자는 3달러, 5세 이하의 어린이는 무료이다. 주소는 1418 Descanso Dr. Flintridge, CA 91011. 한인타운에서 2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가 Verdugo Bl.에서 내리면 된다.
문의 (818)952-4401

▲풀러튼 식물원
풀러튼시와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이 운영하는 이 곳에는 3월 들어 담황색의 수선화와 나팔 수선이 한창이다. 26에이커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식물원이지만 희귀한 과일나무와 꽃나무들이 정원을 가득히 메우고 있다.
식물원 가운데는 이 지역 지주였던 클라크 박사가 거주하던 빅토리아풍의 저택(heritage house)이 있으며 봄철을 맞아 이 저택은 일요일 오후 2~4시에 일반에게 공개되어 19세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 매일 오전 8시~오후 4시45분에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소 1900 Associate Rd. Fullerton.
문의 (714)278-3579 www.arboretum.fullerton.edu

▲팔로스버디스 사우스 코스트 가든
세계 각국의 희귀한 식물들이 87에이커의 가든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린이 가든이 있으며 연못, 그리고 식용 약초 밭들을 견학할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성인 5달러, 어린이 1달러. 주소 26300 Crenshaw Bl. 문의 (310)544-6815


▲글렌데일 브랜드팍
신랑신부들이 결혼기념 사진을 찍는 곳으로 유명하다.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우며 3~4월이면 진달래꽃이 만발하다. 입장은 무료. 주소 1601 W. Mountain, Glendale.

▲오컷 랜치 식물센터


밸리 웨스트힐 지역에 있는 식물센터로 데이턴 크릭(Dayton Creek) 옆으로 있는 가든이다. 700세가 된 오크나무가 있으며 로즈 가든, 대나무 숲, 식물 미로 등이 유명하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
주소 23600 Roscoe Bl. West Hills.
문의 (818)346-7449, www.laparks.com

▲UC어바인 식물원
각종 알로아 선인장들이 있는 이 곳은 나비 가든이 유명하다. 난초와 야생화 쇼가 3월부터 시작된다. UC어바인 교정내 캠퍼스 드라이브와 잼보리 로드가 만나는 곳에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문의 (949)824-5833

▲헌팅턴 라이브러리
(Huntington Library)

헌팅턴 라이브러리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귀중한 역사적 자료와 미술품보다는 넓게 자리잡은 식물원 때문일 것이다. 150에이커의 식물원과 정원은 팜 가든, 로즈 가든, 셰익스피어 가든, 젠 가든, 데저트 가든, 재패니스 가든 등 모두 15개 주제별로 나눠져 있다.
봄을 맞아 가든에는 벚꽃과 동백꽃이 한창이며 진달래도 분홍색의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매주 꽃 품평회, 가드닝 클래스 등 봄맞이 축제 및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데저트 가든에는 세계 각국의 희귀한 선인장들이 수천종 전시되어 있으며 재패니스 가든에는 일본식 전통 가옥과 붉은 색의 목조 다리, 잉어가 노니는 연못이 운치를 더해준다. 젠 가든에는 바위에서 자라는 난 등 희귀한 식물들이 눈길을 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로즈 가든의 장미 숲이 아직 때가 일러 꽃들이 봉우리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식물원을 도는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2~3시간, 오후 1시부터는 가든을 소개하는 투어가 있고 슬라이드 쇼는 매시간 방영된다. 도서관 안내 책자는 영어, 일본어 외에도 한국어로 발간, 있어 한인 관람객들에게 친근감을 더한다.
개장은 화~금요일 정오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토, 일요일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개장하며 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 12.50달러, 노인 10달러, 학생은 8.50달러며 5세 미만은 무료.
가는 길은 LA 한인타운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샌개브리엘(San Gabriel Bl.)에서 내려 4∼5마일 가다가 캘리포니아(California Ave.)를 만나 우회전, 앨런(Allen Ave.)에서 우회전해 직진하면 정문이 보인다.

주소 1511 Oxford Rd. San Marino.
문의 (626)405-2215
www.huntington.org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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