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주대법원 판결
▶ 연방법 어기고 불체자 채용했다면 주법이 정한 임금 준수해야
뉴저지주대법원이 불법체류자라도 이미 고용됐다면 정당한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뉴저지주대법원은 지난 19일 불체자 고용 자체는 연방법 위반이지만, 이를 어기고 채용한 고용주는 직원의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주법이 보장한 최저임금 및 초과근무 수당 지급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불체자라도 고용됐다면, ‘사용자-근로자’ 관계가 성립돼 정당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판례가 나온 것이다.
현행 연방이민법은 불체자 고용을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채용한 불체자 1명당 250달러에서 1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고, 불체자를 상습적으로 고용한 사업주는 최대 6개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연방법을 어기고 불체자를 채용했다면,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뉴저지주법이 규정한 최저임금 및 초과근무 수당 지급 등을 준수해야 한다는 게 주 대법원의 해석이다.
스튜어트 래브너 주대법원장은 34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뉴저지 임금 지급법은 불체자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며 “불체자라는 이유로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게 된다면 오히려 연방법의 목표와는 정반대로 일부 고용주가 불체자 채용을 더 고려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5년 6월 뉴왁에서 상업용 및 주거용 건물 관리인으로 고용됐지만 수년간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한 세르지오 로페즈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로페즈가 채용된 지 2주 만에 불체자 신분이 드러나자, 고용주 마이크 루안은 불체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법 위반이라며 당초 약속했던 주당 400달러 임금을 지하 아파트 무상 거주로 대체했다.
로페즈에 따르면 3년간 주당 37~60시간을 일했지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결국 2018년 주 노동국에 신고했다. 노동국은 고용주에게 최초 750달러 벌금을 부과했지만, 이후 250달러로 합의가 이뤄졌다. 2018년 12월 고용주가 로페즈를 해고했고, 로페즈는 2019년 9월 고용주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항소심은 로페즈가 근로 기록을 보유하지 않았고 채용 당시 가짜 소셜시큐리티번호 등을 제시했다는 점을 들어 손배소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주 대법원은 근로 기록 유지 책임은 고용주에게 있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주 대법원은 고용주가 로페즈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령하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정확한 배상금은 하급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연방법과 주법의 적용 범위를 구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02년 연방대법원은 불체 근로자가 부당 해고를 당했더라도 해고로 인해 일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임금 보상은 받을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뉴저지주대법원은 이번 로페스의 사례를 통해, 이미 수행한 노동에 대한 임금은 주 노동법의 영역이기 때문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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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