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파트 ‘입주자 유치 전쟁’

2004-0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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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실률 7% 육박하자
1, 2달 공짜 렌트에서
TV제공까지 환심 사기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아파트 타운 ‘팍 라브레아’에 이 달 말 입주하는 회사원 L씨(36). 1년 임대계약을 맺으면서 한 달 렌트를 면제받았다. L씨는 예상하지도 않았던 1,440달러를 절약할 수 있어 입이 귀에 걸렸다.
2월 미 전체 아파트 공실률이 15년만에 최고인 6.9%에 달하면서 각종 ‘당근’을 내걸고 세입자 유치에 나서는 아파트 주인들이 늘고 있다. 유인책도 렌트 무료부터 보증금 면제, DVD 플레이어나 상품권 증정까지 다양하다고 월스트릿저널이 26일 전했다.
맨하탄에 위치한 ‘피터 쿠퍼 빌리지’는 신규 입주자에게 51인치 고해상도 평면 TV를 제공한다는 신문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스티브 스태드마이어 총지배인은 “아파트 거실이 51인치 TV를 놓아도 충분할 만큼 넓다는 것을 홍보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까지 아파트 5만채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캠든 프라퍼티 트러스트’는 기존, 잠재 세입자 중 40명을 뽑아 ▲무료 가정부 서비스 ▲전용 요리사 ▲무료 렌트 가운데 하나를 3개월∼1년 동안 제공한다.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아발론베이 커뮤니티’는 새 입주자에게 두 달 렌트 무료에 DVD플레이어, 32인치 TV, ‘크레이트 & 배럴’상품권 중 하나를 주고 있다.
부동산 전문 조사기관인 ‘액시오메트릭스’에 따르면, 1년 임대계약을 기준으로 무료 제공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지난해 4·4분기는 한 달 평균 73달러로 전분기보다 6달러가 상승했다.
물론 이런 혜택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공실률이 8∼10%로 높은 편인 애틀랜타, 덴버, 댈러스, 시애틀은 혜택이 더 많다. 하지만 공실률이 4∼6%인 남가주, 볼티모어,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은 무료가 적은 편이다.
무료 혜택을 찾는 아파트 세입자라면 인터넷을 참고하는 게 현명하다. 인센티브가 워낙 자주 바뀌기 때문에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접 ‘스페셜 프로모션’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게 좋다.
‘리얼팩츠’회장 캐롤린 래섬은 “아파트를 찾을 때 주인에게 자신의 렌트 상한선을 제시하는 게 좋다”며 “대개 주인은 그에 맞춰 렌트를 신축적으로 적용할 때가 많다”고 조언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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