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가 대입 감정방법의 파워

2003-12-25 (목)
크게 작게
건물에 투자를 하기 위해 한 분이 우리 회사를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 하루에만 3군데 건물을 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얼마를 투자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30만달러를 다운하고 매 달 3,000달러 정도 수익이 나오는 걸 찾고 있다고 했다. 오늘 무엇을 보았냐고 물었다. 그 분은 월세가 4,300달러인 상점이 세 개 있는 건물을 봤다고 답했다. 그 건물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냐고 물었더니 브로커에게 아침 주소만 받아 보고 다니는 길이라고 했다.
이 건물을 구입하면 어떻게 3,000달러 수입이 나오냐고 물었다. 부동산 세금은 일 년에 두 번 만 내면 되니까 우선은 운영이 된다고 말을 하는 걸 듣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조금 똑똑하면 어린이라도 산출할 수 있는 간단한 수학도 해보지 않고 건물에 투자를 한다니….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당혹스러운 마음을 가졌다. 은행 융자금은 어떻게 지불할 것이며, 매월 소요되는 경비는 전혀 고려에 대상에 넣지 않고 그 물건을 소개한 브로커, 그리고 그 고객의 무지한 태도에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한국 회사로 나온 후 여러 번 겪은 일이라 소개한다. 사업체를 찾으러 다니는 분들도 경우만 다르지 거의 비슷한 일들이 비일비재 할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주에 이어 감정에 대해 계속하려고 한다. 먼저 원가 대입 감정방법(Cost Approach)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부동산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서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는 땅이 필요하고 그 땅 위에 건물을 지으려면 공사비가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을 산출할 때는 땅을 구입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그 땅 값을 계산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을 새로 짓는 것처럼 공사비를 산출해 봄으로 부동산 가격을 산출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여기 한 샤핑 센터가 있다. 땅은 2만 스퀘어피트이고 건물은 7,000스퀘어피트인 건물 가격을 산출해 보기로 한다. 먼저 땅에 대해 생각해 본다. 상업용 땅을 구입할 경우 그 지역에 땅값이 40달러 정도라면 땅 구입에만 80만달러가 소요된다. 그리고 건물은 요즈음 새로 짓는데 스퀘어피트당 70달러가 드니 56만달러가 필요하다.
여기에 기초 공사, 시에 퍼밋을 따는 비용, 설계 비용 등을 추가하여 계산할 수 있으며 건물의 연도에 따라 감가상각을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이 건물의 경우 140만∼150만달러가 드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땅 값을 산출하는 일이다. 빈 땅의 가격을 알아보려면, 팔려고 나와 있는 빈 땅을 찾아서 그 가격을 알아봐야 한다. 요즈음은 인터넷 상업용 부동산 웹사이트를 통해 찾아 볼 수 있다. 전문적으로 빈 땅이 팔린 시세를 찾아주는 웹사이트도 있다. 물론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늘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 시세를 쉽게 알 수 있다. 빈 땅 시세를 알 수 없을 때는 팔린 부동산에서 건물의 가치를 뺀 뒤 계산하는 방법이 있으나 여기서 설명하기엔 조금 복잡하고 지면이 부족해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빈 땅의 경우에는 거리가 조금 떨어진 곳이라도 시세를 비교하는 자료로 쓸 수 있어 어떤 자료라도 수집해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물 가격을 산출할 때 건물 종류에 따라 가격 산출이 다르다. 공장 건물의 경우에는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의 경우 스퀘어피트당 짓는 가격이 샤핑 센터나 오피스 건물 비해 낮다. 또 아파트나 주택인 경우 샤핑 센터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이런 기초 자료들은 건축하는 분들과 몇 번 상의를 하면 쉽게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건물의 지은 연도에 따라 감각상각의 비율을 조정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 모든 것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대충만 숫자를 대입해 보아도 감정하려는 건물의 가치를 쉽게 산출해 볼 수 있다. 이 사실 하나만 알아서 부동산 구입에 활용을 해도 수천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지름길이 되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 (213)487-7600, philipp@wininvestment.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