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F-1 비자소유 유학생 불법취업 원천봉쇄

2003-12-17 (수)
크게 작게
9.11 테러 후 등록시스템 가동 등 유학생 비자(F) 소지자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한 당국이 이번에는 미국내 유학생들의 불법 취업을 원천 봉쇄하는 제도를 마련,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연방 사회보장국(SSA)은 16일 학교나 국토안보부(DHS) 미국 시민권·이민서비스국(BCIS)으로부터 취업승인을 얻어낸 유학생들에게 발급되고 있는 소셜 시큐리티(SS) 카드 발급 규정을 대폭 강화키로 하고 내년 2월17일까지 공공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시행세칙을 도입,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SA가 공고한 ‘F-1 소지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사회보장번호 발급 관련 제출 의무 서류’ 시행세칙안에 따르면 SSA는 BCIS가 F-1 비자 소지자로 분류한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SS 카드 발급에 앞서 BCIS가 발급한 노동허가증(EAD) 또는 학교측이 발급한 노동허가승인증 외에도 카드 발급 사유에 대한 추가 증거를 요구할 방침이다.


SSA의 시행세칙안은 앞으로 SS 카드를 신청하는 유학생들이 현재 제출해야 하는 자신의 나이, 신원, 합법체류여부, 노동허가를 증명하는 서류 외에도 이미 취직했거나 채용됐음을 증명하는 추가 서류를 고용주측으로부터 받아내 제출토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유학생들이 직장을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또는 BCIS로부터 노동허가를 취득, SS 카드를 발급 받은 뒤 취업이 가능했다. 그러나 새 시행세칙이 적용되면 유학생들은 고용주에게 먼저 학생이라는 신분을 밝혀야 하므로 취업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SSA의 이번 조치는 이직 등에도 상당한 불편함이 따를 뿐 아니라 연방이민법이 유학생에게 허용하지 않고 있는 직장, 학생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직장 취직 등을 학교측이나 BCIS에 알려야 하므로 상당수 유학생들이 취업승인 자체를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편 SSA는 지난 9월 이미 SS 카드 발급 규정 및 절차를 대폭 강화해 유학생을 비롯한 비이민자들에게 발급해온 ‘비노동 목적’(valid nonwork purpose) SS 카드를 10월27일부로 발급 중단한 바 있어 유학생들은 미국에 합법체류하면서도 SS 번호가 없어 운전면허, 은행구좌, 크레딧 카드, 아파트 입주, 전화설치, 전기 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 신청 시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뉴욕지사-신용일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