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정착 한인들 소액 투자비자로 몰린다

2003-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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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취업비자나 종교비자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미국에 정착하려는 한인들의 관심이 소액 투자비자에 몰리고 있다.

이민 변호사와 대행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2∼3년새 취업비자(H-1B)와 종교비자(R-1)에 대한 이민당국의 심사가 강화되면서 합법체류 신분을 갖기 위한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고 한국의 E-2 비자 신청 희망자들이 미국 현황을 미리 둘러보는 현지 답사 행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내 이민정보회사 등을 통해 10∼15명 규모의 답사단을 구성, LA,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지역과 미 동부 주요 지역을 며칠씩 돌며 투자대상이 될만한 업소를 견학하는 한국인들이 매년 수 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연방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3 회계연도(2002년 10월∼2003년 9월)에 E-2 비자를 받은 한인은 1,961명으로 전년도의 1,670명에 비해 17.4%나 증가했다. E-2 비자를 신청해 발급 받는 한국인 수는 99년 806명, 2000년 1,386명, 2001년 1,403명으로 99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한 미 대사관의 투자비자에 대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방문비자 등으로 미국에 들어와 이민국에 E-2 비자를 직접 신청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한 이민 변호사는 대사관의 경우 E-2비자 신청자의 투자 액수와 한국내 재산 규모 등 자격에 대해 매우 까다롭게 심사하기 때문에 비자받기가 쉽지 않다며 반면 미국내 이민국에 수속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기 때문에 일단 미국에 들어와 E-2비자로 체류신분을 변경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투자비자에 한인들이 몰리면서 E-2비자 신청 투자액도 3년 전에는 10만∼20만달러대가 주류를 이루던 것이 최근에는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대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투자 비자 급증이 한인타운 사업체 매물 가격의 급등을 부추기는 주원인이 되어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이민 변호사는 E-2 비자의 경우 식당, 세탁소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나 친지 등을 통해 다운타운 등에서 의류관련 업체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한국에서 비자를 받는 경우 성사율이 낮은 편이라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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