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콧대높던 아파트들 이젠 테넌트 모시기

2003-12-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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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하던 아파트 렌트가 점차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조사업체인 리얼 애널리틱스가 발표하는 ‘내셔널 리얼 에스테이트 인덱스’에 따르면 2001년 말부터 2003년 여름까지 미 전국적으로 스퀘어피트당 아파트 렌트는 평균 4.8%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열기가 식어 가는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과 LA지역의 아파트 렌트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4%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미 전국 대도시의 80% 지역에서 렌트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고 아파트 공실율도 2003년 여름 기준 전국 평균 9.9%로 나타나 195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렌트 하락추세와 공실율 증가로 높기만 했던 아파트 소유주들의 콧대도 한풀 꺾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입주자들에게 ‘2개월∼3개월 렌트 무료’나 ‘1,000달러 상당의 선물권 증정’ 등의 테넌트 끌어들이기 디스카운트 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오랜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증가와 소득감소 ▲주택시장 과열로 인한 신규 아파트 공급 과잉 ▲낮은 모기지로 인한 주택 구입자 급증 등을 렌트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 경기분석 업체인 ‘토르토 휘튼’사의 경제학자 글렙 네카에프는 그동안 신규 아파트와 주택 등 수요를 초과하는 지나친 건설로 주택시장에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아파트 렌트 하락세를 전국주택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모기지 이자율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미전국의 주택 차압율이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 열기도 점차 냉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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