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의류업체 독자 상가 더 필요

2003-11-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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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스트릭내 700여개 업소
연매출 3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 불구
비한인상가서 높은 렌트·키머니 감수

LA다운타운 의류도매 상권은 미국과 남미 등 미주 전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약 70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단일 의류상권으로는 세계 최대 중 하나. 지난 80년대 의류도매업소들이 밀집하면서 이루어진 상권은 이제 한인타운의 경제를 주도하는 자리에 올라섰다.

패션디스트릭 상권에는 도매업체 1,400여개, 소매업체 7,00여개, 제조업체 1,100여개 등 3,000여개의 의류 업체가 밀집, 도매 시장규모는 70억 달러, 소매시장 규모는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지역의 한인 도매업체는 700여개, 매출규모는 약 35억 달러로 전체 45∼50%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인업체를 수용할 수 있는 한인 상가는 손에 꼽을 정도. 대부분 한인업체가 유대계 소유 상가에서 비싼 렌트와 거액의 키머니를 내고 있는 실정이어서 한인 독자 상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인 의류상가의 현황과 개발 프로젝트를 알아본다.

■샌피드로 도매상가(1100 S. San Pedro St.)
최초의 한인집합 상가로 다운타운 패션디스트릭 한인 상권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연면적 20만 스퀘어피트로 대표적인 한인의류도매업체들의 쇼룸 160여 개가 입주해 있다. 1994년 완공해 한인 의류상권의 상징적인 상가가 되었다. 최근 이 상가 바로 뒤편에 애넥스상가를 완공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의류구매차 LA에 온 타 주나 중남미 지역 바이어들은 이 상가를 빠지지 않고 들른다고 한다. 인근지역에서 렌트가 가장 높은 상가 중 하나로 한인 건물주들의 키머니 횡포로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애넥스 도매상가 (1015 S. Crocker St.)
구 크로커 상가를 한인들이 1,700만 달러에 매입해 샌피드로 별관 상가로 개조한 곳이다. 지난 10월 완공됐다.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분양이 완료돼 한인들의 상가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하2층과 지상3층 건물로 연면적 24만 스퀘어피트에 110여 개의 의류도매업체들과 액세서리, 화장품 상점들이 입주해 있다. 인접한 샌피드로마트와 브리지로 연결돼 있다.

■메인 도매상가(100 W. 17th. St.)
샌피드로 상가에 비하면 비교적 소규모 상가지만 손에 꼽는 다운타운 한인상가중 하나.
스포츠웨어나 속옷을 취급하는 의류도매 업체들도 입주해 있으나 이 상가의 특징은 모자 전문 상가라는 점. 한인 모자 도매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7만 스퀘어피트에 30여 개의 한인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힐 도매상가(1753 S. Hill St.)
일종의 창고형 의류 매장과 같은 곳. 스포츠웨어와 티셔츠, 양말, 속옷류를 단일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도매와 소매를 겸하고 있다. 면적은 6만 스퀘어피트로 건물주가 직영한다.

■LA페이스상가(1458 S. San Pedro St.)
구 키스톤사 부지를 유대계 부동산업체인 LA프로퍼티사가 인수해 한인 개발업체와 공동으로 의류상가로 조성 중인 곳으로 시공 전 분양을 마치고 내년 7월 공사에 착수해 2005년 9월 완공 예정인 곳이다.
완공될 경우 샌피드로 마트와 애넥스 상가를 합친 규모의 새로운 한인 의류상권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10만 스퀘어 피트에 209개의 의류업체 쇼룸이 입주할 예정. 샌피드로 마트와 달리 실내 샤핑센터 개념으로 설계됐다. 유태계 회사의 개발이익을 위해 한인 업주들이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가먼트 서플라이 홀세일 마트(600 E. Washington Bl.)
샌피드로와 워싱턴 코너의 12만 스퀘어피트 부지에 20004년 4월 들어설 예정인 봉제관련 전문 재료상가. 의류 원·부자재 공급 업체 130여 개(1층 92개, 2층 40개)가 입주할 예정이다. 실과 원단 등 의류원자래, 버튼, 지퍼, 레이스, 라벨, 액세서리 등 의류부자재, 실크프린트, 자수, 염색 등 관련 업체들의 쇼룸이 들어선다.

■기타
다운타운 의류상권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부지인 현 LA교육구 자리에 초대형 의류상가 조성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패션시티LA(가칭)로 불리는 이 상가 조성계획은 피코와 샌피드로의 17에이커 부지에 500여 개의 한인 의류도매 업체가 입주하는 다운타운 최대의 상가조성 계획으로 교육구가 이 부지 처분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추진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상가 조성 계획이 성공할 경우 다운타운 의류상권의 주도권이 유대계에서 한인으로 넘어오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인업계를 포함한 모든 다운타운 의류상권 관계자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부지는 매각가만 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상가 조성에 2억5,000여 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의류상권의 주도권이 달린 이 부지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도 치열해 이미 드러난 경쟁 그룹만 한인 2개 그룹, 유대계 6개 그룹 등 8개 이상이다. 이 부지에 의류상가를 조성해야 한다는 그룹과 이미 상가가 포화상태여서 상가 조성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는 측의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패션시티LA 추진 그룹은 이미 한인 45명이 참여해 2,2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조성한 상태.

<김상목 기자> sangmok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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