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도 개성시대, ‘커스텀 하우스’가 뜬다

2003-11-27 (목)
크게 작게
HSPACE=5

주택도 개성시대, ‘커스텀 하우스’가 뜨고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맞춤주택인 커스텀 하우스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주택 소유주 5만명 중 1명 정도만 커스텀 하우스에 살 정도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한인들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커스텀 하우스를 지어 입주한 재키 여씨로부터 커스텀 하우스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네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 재키 여씨는 2년전 큰 맘 먹고 커스텀 하우스를 짓기로 결정했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남편 덕분에 비교적 손쉽게 ‘가족만을 위한 맞춤주택’을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씨는 커스텀 하우스는 여러 면에서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한다.


여씨 가족은 올림픽과 윈저 인근에 위치한 노후한 단층주택을 38만달러에 구입, 완전히 부순 뒤 커스텀 하우스를 들였다. 2001년 11월 설계를 시작해 10개월만에 완공한 2층짜리 새 집은 공사기간도 일반주택보다 길었고, 스퀘어피트당 공사비용은 120달러 정도. 완공 뒤 뒷마무리 공사비용까지 합쳐 45만달러 정도가 투입됐다.

투자가치는 충분했다. 완공 직후 은행에서 평가한 감정가가 90만달러였고, 100만달러 이상을 받아주겠다는 에이전트도 있었다. 여씨는 돈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보금자리를 우리 가족의 힘과 생각으로 마련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라고 말했다.
여씨 가족의 커스텀 하우스를 살짝 살펴보자.

▲1층-거실, 주방, 계단
당초 2층에 앉히려던 시어머니의 방은 계획을 수정, 거실을 줄여 방을 추가했다. 거실을 비롯한 집안 전체에 나무 바닥을 깔았고, 나무를 깔기 전에 습기와 수맥 차단제를 설치했다.
주방은 ‘빌트인’ 전자제품과 맞춤장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싱크 높이도 여씨에게 맞췄고, 아웃릿 하나까지 여씨의 동선을 고려해 설치했다. 네 자녀의 신발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 늘 고민이었는데, 계단 아래쪽 공간에 신발장을 설치해 고민을 해결했다.
어두운 미국 집이 싫어 전등을 많이 설치했는데 전부 절전 전구를 사용해 조명은 3배 정도 밝아졌는데 전기요금은 오히려 30% 정도 줄었다. 아이들을 위해 집안 전체 몰딩을 둥글게 처리해 안전사고 확률을 확 줄였다.

▲2층-침실, 화장실, 공부방
2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매스터 베드룸에 딸려 있는 화장실. 크기는 150스퀘어피트로 웬만한 방 못지 않다. 자쿠지와 대형 거울도 눈에 띈다. 밝고 환한 집안 분위기와 달리 침실은 어둡고 고상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커튼과 가구를 적갈색 톤으로 통일했다.
고교에 다니는 두 딸이 직접 자신들의 침실과 공부방을 디자인했다. 침실은 침대 2개 들어가면 딱 맞을 정도로 작게 만들었고, 주 생활공간인 공부방은 침실보다 3배정도 크게 디자인했다.

▲정원과 차고-뒤뜰에는 아직 잔디만 심어놨다. 드라이브웨이가 길고 넓어 차고가 별로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공사도중 차고를 레크리에이션 룸으로 용도 변경했다. 현재 차고는 남편 건축 사무실로 사용한다. 차고 안에 다락방도 만들어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차고 옆에는 비를 막을 수 있는 자전거 보관소를 마련했다.

<이의헌 기자> agos@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