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융자 프로그램 선택기준

2003-11-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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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은 물론, 여러 번 경험한 사람들에게도 주택구입 융자나 재융자를 할 때 자신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선택의 시작은 단순하다. 변동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고정을 택할 것인가. 그러나 막상 한 가지를 선택했더라도 또 다시 여러 형태로 세분된 프로그램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비교하다 보면 결정은 다시 미로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융자를 하려는 이들의 융자환경(크레딧, 다운 페이먼트 규모 등)과 선택기준 (페이먼트, 주거기간 등)은 천차만별이라 모두를 세세히 구분하여 설명하는 일은 힘들다. 여기선 한인사회의 보편적인 융자 형태의 몇 줄기를 모델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이번 회엔 고정(fixed) 프로그램부터 알아보기로 한다. 고정 프로그램은 10, 15, 20, 30년 등의 일반 고정과 일종의 옵션 형태의 고정인 3, 5, 7년의 벌룬(Balloon) 프로그램 등이 있다. 한인 사회에선 일반 고정으로 15, 30년 프로그램이 보편적으로 선택된다. 벌룬 프로그램 중엔 3, 5년짜리 프로그램이 선호되고 있다.
일반 고정은 특별히 설명이 필요 없지만 벌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 설명을 하자. 벌룬은 옵션형 단기 고정으로 해당 계약기간(3, 5, 7년)이 되면 재융자를 하든, 집을 팔든 상관없이 완전지불(pay off)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벌룬은 변동(ARM) 프로그램에서 3, 5, 7년짜리 단기 고정 후 변동으로 전환되는 일명 하이브리드·전환 ARM 프로그램과는 변동으로 교체 또는 전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러한 고정 프로그램들을 매입 또는 재융자 시에 선택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장기거주(3년 이상)를 준비한다. 아무리 요즘 이자율이 45년만에 최저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3년 이내에 이사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면 굳이 10년 이상 일반 고정을 택할 필요가 없다. 이럴 경우 벌룬이나 전환 변동 중 하나를 택하는 게 낫다.
대다수 한인들이 매입이나 재융자시에 현재를 기준으로 한 거주기간을 무시한 채 이자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15, 30년 고정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7년 이상 거주할 가능성이 50% 미만이라면 그 예상 거주기간에 맞춰 유리한 계산이 가능한 단기 고정을 택하는 편이 페이먼트나 에퀴티 이득으로도 더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사람이 30만 달러라는 같은 융자 액수를 가졌다고 하자. A는 6%의 30년 고정이고 B는 5%정도의 단기고정이다. 두 사람 모두 3년만에 집을 팔았을 경우 단기 고정을 가진 B는 A보다 페이먼트와 에퀴티 계산상 이득이 9,000달러에 달한다.
그러므로 융자 액수가 점보(32만2,700달러 이상)인 경우 같은 비교로 계산할 때 차이 또한 더 커진다. 고정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그 동안의 단순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좀 더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213)792-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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