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시아웃 재융자 ‘인기 시들’

2003-11-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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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저 수준… 재융자중 32% 뿐
현금 빼 쓸 만큼 썼다 추가 빚 기피
월 페이먼트 줄이는 단순형 인기

주택은 현금이 빡빡한 서민 가정의 금고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수입은 정해져 있고 돈을 써야할 곳이 생길 때 기댈 수 있는 곳은 재융자를 통한 현금 인출. 그러나 지금도 재융자를 통해 현금을 마련하려 한다면 최근의 추세와는 동떨어진 행보가 될 것이다.
현금 인출의 좋은 수단으로 이용되던 모기지 재융자 현금인출(cash out)이 최저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주택소유주들이 월 페이먼트를 줄이거나 상환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모기지 재융자를 하고 있지만 캐쉬 아웃은 거의 하지 않는다. 캐시아웃 없는 재융자, 이는 확실한 추세가 되고 있다.
모기지 투자기관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3분기 중 재융자 가운데 32%만이 기존 융자잔고 이상으로 캐시아웃을 한 것으로 나타나 2001년과 2002년 재융자 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재융자의 60% 이상이 캐시아웃을 했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지금껏 최고로 캐시아웃이 많았던 적은 지난 1989년 중반으로 재융자의 93%가 캐시아웃을 했다.
캐시아웃은 기존 모기지 잔고의 5% 이상을 재융자 받는 경우를 말하는데 충분한 에퀴티가 있을 때 많이 이용된다. 적용 이자율은 단순한 재융자보다 ⅛~¼%포인트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캐시아웃 재융자가 주는 것은 아니다. 세금 혜택도 받는데 2만5,000달러쯤 더 꺼내 크레딧 카드를 갚거나 아이들 학비로 쓸 수 있는데 왜 캐시아웃 재융자가 급감하는 것일까.
프레디 맥의 경제분석가 애미 크루스 커츠는 수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최근 2~3년간 재융자를 하면서 현금을 이미 꺼내 쓸 만큼 썼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장이 지적한 것처럼 불황기간동안 재융자를 통한 캐시아웃은 불황기간에 소비 지출, 나아가 미경제를 지탱하는 유일한 희망으로 작용해 왔지만 이미 집으로 현금을 빼낼 만큼 빼 썼다는 것. 따라서 현금 인출보다 월페이먼트를 낮추거나 론 기간을 단축시키는데 주택 소유주들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14만달러(평균 모기지 사이즈)를 기존 모기지보다 1.3%포인트 더 낮은 이자율(3분기 중 재융자시 평균 인하 포인트)로 재융자 받으면 월 120달러가 절약되며 일년으로 치면 1,440달러가 여분으로 생긴다. 보통 가정에서는 상당히 쓸 만한 액수.
따라서 캐시아웃으로 빚을 더 늘리는 것보다 빚을 늘리지 않고도 가정 경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캐시아웃 없는 단순한 재융자가 현명한 재산 운용이다.
또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 6월 5.21%처럼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는 6%선이라면 여전히 아주 낮아 이자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한 재융자는 계속되고 또 캐시아웃을 지양하는 추세도 더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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