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걸어 나갈 때를 알아야 한다.

2003-10-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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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주간 성공적인 흥정의 다섯 가지 방법에 대해 연재했다. 이번 주에는 그 마지막으로 언제 흥정을 끝낼 것인지를 말하려고 한다.

실제 리스 계약서 내용과 실제 실수령액과는 차이가 있다. 일년에 그 차액이 2만달러가 된다고 할 때 가격은 20만∼30만달러에 이르기까지 가격에 영향을 줄 수가 있다. 이런 일들을 검사기간에 상세하게 검토해 보는 것이 안전하게 투자를 지킬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이런 하자를 발견하면 즉시 흥정을 취소하고 구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믿는다.

그런데 일단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면 마지막으로 가격을 절충해 볼 수도 있다. 만약 파는 사람이 가격을 절충할 경우 그 투자 건물은 다시 투자 가치가 있는 투자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한국인 투자가들은 좋은 물건을 소개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한다. 그래서 좋은 물건을 친절하게 소개하면 주소만 달라고 한다. 아니면 종이 한 장에 대충 쓴 부동산 매물 정보지 하나만을 팩스로 보내 달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아무 것도 따져 보지 않고 우선 현장으로 달려가 건물을 본 뒤 전화를 걸거나 다시 연락을 취하지 않기도 한다. 투자 결정의 원칙이 아주 간단하다. ‘건물이 번듯한가’가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아마 주택을 구입하는 원칙도 비슷하리라고 생각한다. 새 집을 선호할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별 경험이 없고 전문이 아닌 브로커들도 쉽게 투자 건물을 취급할 수 있는 이유도 우리 한국인들의 특성 중 하나라고 본다.
우리 한국인들은 엄청난 지구력을 가진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늘 중국과 외세에 시달려온 민족이라 순발력과 적응력이 또한 뛰어나다. 속전속결로 모든 걸 밀어붙이는 빨리 문화로 엄청난 성장을 이룩한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건물 모양이나 지역에 대한 것만으로 투자를 하기 때문에 한인타운 내 부동산 시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은 비정상적이다. 여하튼 이 장점들이 또한 우리들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장기계획이 없이 투자를 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한 사람이 드물다. 전반적으로 투자에 대한 분석이나 판단력이 아주 유대인들에 비해 약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이런 점들이 앞으로 우리가 보강해야 할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흥정을 깨뜨릴 때라도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파는 사람이 2차로 담보를 해서 10%만 주인이 융자를 하는 조건이라면, 투자 가치가 전혀 달라 질 수 있다. 또 은행에서 이자를 잘 흥정할 수 있다면 가격을 줄이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볼 수 도 있다. 그 건물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손해를 볼 경우라면 당연히 흥정을 취소해야 한다. 그런데 종종 흥정을 취소하는 경우를 분석 해보면 첫 번째 공통점은 처음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투자에 대한 지식이나 준비가 잘 돼 있지가 않았다. 미국에 오래 살았고 알만큼 아는 것 같아도 투자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해 오지 않으면 비즈니스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세 번째 공통점은 나이가 많이 든 경우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나이가 든 신중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에스크로를 오픈하면 보통 15일 여유가 있다. 이 기간을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은 검토해야 할 서류나 내용에 대해 리스트를 만들고 그 리스트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투자가가 되어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소원해 본다.

(213)487-7600, philipp@wininvestme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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