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다운타운 ‘벙커 힐스’ 지역

2003-10-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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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콘서트 홀 오픈과 함께 더욱 새로워진 LA 다운타운 ‘벙커 힐스’ 지역

평일에는 너무 복잡해 업무상의 목적이 아니면 잘 안 나가게 되는 LA 다운타운. 도로를 가득 메우는 자동차의 행렬, 끝없이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음 그리고 파킹 스페이스와의 전쟁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다운타운의 평일 모습이다.

그런데 이 곳이 최근 훌륭한 주말 나들이 장소로 급변하고 있다. 특히 고층 빌딩이 밀집해 있는 벙커 힐스(Bunker Hills) 지역 한쪽에 세계 최고수준의 공연장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이 들어서면서 다운타운이 진정한 시민들의 주말 휴식처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다운타운 다시 살리기 운동 중 하나인 ‘벙커 힐스 프로젝트’의 피너클(pinnacle)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디즈니 콘서트 홀은 인근의 LA 뮤직센터(Music Center), 캘리포니아 플라자, LA 교구 대성당 등과 함께 다운타운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했다.

벙커 힐스는 지난 1904년 첫 번째 LA 한인들의 이민 정착지이기도 해 더욱 한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으로 언덕 위에 서면 사방으로 보이는 다운타운과 멀리 LA 베이슨(basin)의 모습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더욱 달라진 LA 다운타운 벙커 힐스로 주말 문화산책을 떠나보자.<백두현 기자>

디즈니 콘서트 홀은 입장권이 없어도 주말 자녀들과 함께 인근 박물관 등을 방문하면서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세계적인 건축예술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건물 외부 자체가 좋은 구경거리이다.

건물 뒤편으로는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장미 형태의 분수가 공원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콘서트 홀 커뮤니티 팍(Community Park)은 홀을 게리와 함께 공동 설계한 그레이그 웹의 부인이자 랜드스케이프(landscape) 디자이너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멜린다 테일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작품이다.

사계절 언제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6개 대륙 10여종의 나무를 혼합해서 공원을 조성했다. 겨울철에 접어드는 지금은 피크 스노트리가 붉은 핑크빛 꽃을 피우고 있으며 중국 피스타치오 나무의 과실화가 한창이다. 봄이면 핑크 나팔나무의 꽃이 공원을 장식하게 되고 여름철에는 노란색의 티피나무의 꽃이 만개 한다.

어린이들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칠드런스 앰피디어터(Childres’s Amphitheater)를 경내에 만들었다. 500만달러의 예산으로 태어난 공원은 LA 카운티 식물원의 후원으로 100여종의 각종 식물이 심어져 있다.

공원은 2가와 그랜드 애비뉴 그리고 1가와 호프 스트릿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문의: (323)666-9181.
디즈니 콘서트 홀 맞은편 길 건너에는 LA카운티 박물관과 쌍벽을 이루는 LA 현대미술관(MOCA)과 ‘LA의 줄리아드’라는 별명이 붙은 콜번(Colburn) 음악학교가 있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현대 예술품도 즐기고 어린 연주자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구경하면 어느덧 한나절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콜번은 특히 한인 음악 꿈나무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연습실과 교실에 대형 창문이 만들어져 있어 일반인도 쉽게 어린 학생들의 퍼포먼스를 구경할 수 있다. 문의: (213)621-2200, www.colburnschool.org


역시 콘서트 홀 맞은편에는 삭막한 빌딩 숲 사이에 오아시스처럼 조성된 15에이커의 아름다운 분수 공원 캘리포니아 플라자가 있다. 세계적인 건축 설계사 아더 에릭슨에 의해 태어난 주민들의 공간으로 두 개의 46층 빌딩 사이에 만들어진 플라자에는 매분 5,000갤런의 물을 품어내는 시원한 분수가 하늘로 치솟는다. 주말이면 라이브 밴드가 공연하는 스테이지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3년 전 발생한 사고로 현재는 운행이 중단된 에인절 플라이트(Angel Flight) 전차 역도 이 곳에 있다.
플라자에 있는 여러 찻집과 카페에서 먹거리를 주문해 가족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경치들을 한가하게 즐기게 좋다. 플라자 내에 있는 옴니(Omni) 호텔의 라운지 역시 바깥 경치를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LA 대주교 성당인 ‘에인절스 성모 마리아 교회’(Cathedral of Our Lady of the Angels)도 빼놓을 수 없는 벙커 힐스의 관광명소이다.
템플과 그랜드 스트릿에 우뚝 선 어도비 벽돌색의 이 성당은 지난 96년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요세 라파엘 모네오 교수가 설계를 시작, 1년 후 5.6에이커 부지에서 기공식을 가진지 6년만에 완공됐다.
총 1억9,500만달러를 들여 건축된 이 성당은 5만8,000스퀘어피트에 3,000명 수용 가능한 대성당과 156피트 15층 높이의 종탑, 2.5에이커의 플라자와 컨퍼런스 센터, 6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파킹시설 등이 있다.

특히 성경 구절들이 새겨진 대리석 연못을 지나 대성당 입구에 들어서면 멕시코 출신 조각가 로버트 그라함이 제작한 25톤 무게의 청동 문과 문 위에 서있는 8피트의 에인절스 성모 마리아 동상을 볼 수 있다.
성당은 종교행사가 없어도 매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플라자, 카페 등과 함께 도시 속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다.

문의: (213)680-5200,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올림픽이나 8가를 이용해 다운타운 방향으로 가다가 Grand Ave.에서 좌회전 벙커 힐스 언덕으로 올라가면 된다. 디즈니 홀은 그랜드 애비뉴와 1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플라자는 1가와 2가 사이 MOCA 바로 뒤편에 있다. 주차는 MOCA 등에 유료 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에는 Grand Ave. 선상에 스트릿 파킹 스페이스가 곳곳에 있다.
에인절스 성모 마리아 교회(555 West Temple St. LA CA)는 그랜드 애비뉴 북쪽 템플 스트릿을 따라 동쪽 방향으로 가다가 왼편으로 36개의 크고 작은 종들이 장식된 목자 성문(Shepherd’s Gate)으로 들어가면 된다. 템플 스트릿과 힐 스트릿에 각각 입구가 있는 교회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며 주차비는 3~14달러. www.olacathedr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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