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기 계획을 갖고 토지를 사야

2003-10-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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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인구는 앞으로 30년 후면 지금의 2배가 됩니다. 그러나 가주에 주택단지를 조성할 땅은 전체 면적의 15%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19일 오전 중가주 컨카운티의 캘리포니아 시티에 위치한 ‘실버 새들 랜치&클럽’은 토지를 분양 받으려는 바이어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필자가 부동산에 투신한 지 7년만에 처음으로 부동산 에이전트가 아닌 게스트로 가족과 함께 이 곳을 찾았다. 오전 8시30분 토지 분양 프로젝트 관련 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90분간 투어를 가진 게스트들은 오전 11시 다시 분양 사무실에 모여 분양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한다.

올 봄부터 한인 커뮤니티에 불기 시작한 캘리포니아 시티 신도시 프로젝트 토지 분양열기는 이 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 4일 분양 투어가 실시되는 데 이날 오전 투어에만 30여 게스트들이 참가했다. 이 중에는 한인 6~7가족이 게스트로 초청 받아 한인들의 관심은 소문 이상이었다.


지난해 이 회사에 입사했다는 한인 전담 분양 에이전트 서니 리씨는 4월부터 한인을 타겟으로 한 소개 네트워킹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혼자 거래한 분양만 100건을 넘어섰다며 지금은 한인 전담 에이전트만 7명으로 늘어 주말에는 땅을 사려는 한인들로 붐빈다고 설명했다.

LA에서 북동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 시티는 해발 3,000피트 고지대에 자리잡은 하이 데저트 지역이다. 분양 개발사는 20여년 전 이 땅을 구입, 어바인 같은 계획도시로 만든다고 선전한다.

필자는 토지 분양 열기가 뜨거운 이유를 나름대로 찾아봤다. 첫째는 토지 분양을 받는 사람들에게 인근 80에이커의 초대형 리조트 단지인 ‘실버 새들 랜치 클럽’ 을 사용할 수 있는 회원권(회사측은 회원권 가격만 8,000달러라고 설명)을 무상으로 주고 있다. 둘째는 분양계약과 상관없이 게스트를 소개한 사람에게 상당액의 현금 리베이트를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실제로 분양 받는 사람들의 90% 정도가 소개로 온 바이어들이며 일부 한인들은 이런 소개비를 받기 위해 아예 매주 한, 두 차례씩 손님을 데리고 가는 등 파트파임 직업으로 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셋째는 재테크로 아직까지 토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부동산, 특히 토지 분양투자는 결정하기 전에 심사숙고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시티에 불고 있는 이 같은 분양 열기에 ‘남이 사니까 나도 산다’ ‘다른 손님을 소개하면 큰 수입원을 만들 수 있다’ ‘지금 사두면 몇 년 사이에 몇 배로 뛴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본인의 페이먼트 스케줄을 감안하지 않고 덥석 토지 분양에 뛰어들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토지 투자는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과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형모 (714)726-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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