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 최고 가을 산행지

2003-10-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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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도 높은 산간지대에 가면 가을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 떡갈나무와 도그우즈(dogwoods), 시카모어(sycamores) 그리고 단풍나무 그로브(grove)들이 샌개브리엘, 샌버나디노, 샌타모니카 국유림 등에서 가을철을 맞아 옷을 갈아입고 있다. 산악인 웹사이트인 ‘트레일 매스터스’(Trail Masters)가 선정한 남가주 최고의 가을 산행지를 소개한다.

▲시카모어 캐년
샌타모니카 마운틴 국유림(Santa Monica Mountains National Recreation Area)에 있는 시카모어 캐년(Sycamore Canyon)은 LA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을을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단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 곳은 매년 이맘때면 떡갈나무와 시카모어 나무들이 한창 잎새를 가을 색으로 바꾼다. 그래서 남가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노란 단풍을 목격할 수 있다.

공원에 늘어선 나무들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 남가주에서 보기 힘든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곳곳에는 말과 소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새김질을 하고 오래된 농가 옆에 방치된, 곧 쓰러질 듯한 헛간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카모어 캐년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산간지역이지만 국유림 내에 있는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과 레오 카리요 주립공원들은 이미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어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자전거 하이킹도 좋다.


가는 길은 벤추라 카운티 사우전옥스(Thousand Oaks)에서 시작되어 꼬불꼬불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23번 도로(웨스트레이크 블러버드 사우스)로 가다 이 도로와 연결되는 리틀 시카모어 캐년 로드(Little Sycamore Canyon Rd.)로 빠진다. 가다 보면 말리부에 도달하기 전에 공원에 도착한다. 힘겹게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옆 벼랑에서 떨어진 돌멩이들이 뒹굴고
있어 운전에 주의가 요망되는 곳이다.

▲몬로비아 캐년
가을 숲의 낭만과 그 속의 적막함, 바위를 타고 떨어져 부서지는 폭포의 힘찬 물소리… 자연의 아름다움은 도시에서 반드시 멀리 떨어져 있지만은 않다. LA 동북쪽 몬로비아 뒤편에 병풍처럼 둘러있는 샌개브리엘 산맥은 문명과 야생이 만나는 분수령이다. 가을을 맞아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좋은 곳이라 하겠다.

몬로비아 캐년을 방문할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수년 전 오픈되기까지 거의 50년 동안 일반의 출입이 금지됐던 벤 오버터프 트레일(Ben Overturff Trail)과 또 하나는 몬로비아 폭포(Monrovia Falls). 이 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나 간단한 산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폭포를 돌아보는 트레일이 적절하다. 왕복 1.5마일 코스는 산의 정취를 한껏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다.

가파르지는 않지만 쉽지도 않은 언덕길을 오르면서 만나는 몬로비아 폭포는 요세미티 등에 있는 유명한 폭포에는 견줄 수 없지만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 등을 생각하면 한번쯤 찾아볼 만한 곳이다. 사막지대 남가주에서는 이 곳처럼 물이 있는 자연의 경치가 흔치 않기 때문에 주말에는 사람이 꽤 붐빈다. 주중에 시간만 낼 수 있다면 풍요로운 자연의 경치 속에서 조
용한 명상이 가능한 곳이다. 문의: (626)256-8282

▲플래서리타 캐년(Placerita Canyon) 카운티공원

밸리 그라나다 힐스에서 10분 거리인 플래서리타 캐년 카운티공원은 이름난 곳은 아니지만 주말 가족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곳이다.
앤젤레스 국유림 서쪽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공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동물원도 있고 가족과 즐겁게 오후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장소도 있다. 동물원에는 남가주에서 서식하는 뱀, 올빼미, 파섬 등 각종 동물들이 있으며 여러 종의 식물들이 나열되어 있는 네이처 트레일도 어린이들과 쉽게 돌아볼 수 있다. 거대한 오크 나무들이 즐비한 공원 피크닉
장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준비해간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 낭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동물원에서 동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가면 언덕을 올라가는 반마일 길이의 하이킹길이 시작된다. 길 끝에는 조그마한 폭포가 조용히 떨어지고 있다. 차디찬 개울물에 손을 담그고 세수를 하면서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기 좋은 곳이다. 하이킹 길 지도는 공원 비지터센터에서 받아 볼 수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 방향으로 가다가 14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약 3마일 정도 가면 플래서리타 캐년 로드가 나오고 여기서 내려서 동쪽으로 약 2마일 정도 가면 공원이 나온다. 공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661)259-7721,
www.placerita.org

▲샌디에고 클리블랜드 포레스트 쿠야마카 지역


테미큘라 밸리에서 시작되는 샌디에고 카운티의 클리블랜드 포레스트는 남가주에서 유일하게 가을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포레스트를 남북으로 질주하는 79번 하이웨이와 동서로 가로지르는 76번, 78번 하이웨이 양쪽으로 펼쳐지는 가을의 풍광은 남가주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늑함과 포근함을 선사한다.

이 지역은 특히 남가주에서 보기 힘든 카튼 우드와 애스펜 등이 많은 곳으로 노란색과 홍색의 단풍나무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잎새를 떨구고 있는 떡갈나무 등과 어울러져 가을의 마지막 정취를 한껏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샌디에고와 가까운 남쪽으로 단풍이 현란한데 79번과 8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곳 북쪽 10마일 지점에 있는 쿠야마카(Cuyamaca) 호수 주립공원 인근의 끝없이 이어지는 갈대 숲 사이사이로 수채화처럼 눈에 들어오는 단풍 숲은 오랜 추억으로 남게 된다.

인근 사과의 도시 줄리안과 캠핑으로 유명한 레이크 헨쇼(Henshaw) 그리고 천문대도 견학할 수 있는 팔로마 마운틴 역시 이맘때면 가을의 향기를 물씬 풍긴다.가는 길은 LA에 5번 사우스를 타고 1시간30분 정도 가면 오션사이드(Oceanside)에 도착하고 이 곳에서 시작되는 76번 하이웨이를 이스트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팔로마 마운틴이 나오면서 포레스트가 시작된다.

76번을 타고 좀 더 이스트로 가면 레이크 헨쇼가 나오고 79번 사우스를 만나게 된다. 79번으로 남행해 8마일 정도 가면 78번과 만나는 곳에서 줄리안이 나온다. 줄리안에서 다시 78번을 타고 남쪽으로 10마일 정도 향하면 쿠야마카 호수를 만나면서 단풍지역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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