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옛날 옛적 미들랜즈에’(Once Upon a Time in the Midlands)★★★½

2003-08-29 (금)
크게 작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웨스턴의 형식을 비틀어 놓은 현대판 로맨틱 코미디로 영국 영화다. 서민층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과 야단법석을 상냥한 유머와 함께 애정 어린 솜씨로 다루고 있다. 선의가 가득한 영화로 감독은 도둑놈들까지 악하지 않게 묘사했는데 많은 극중 인물들을 마치 자기의 귀중한 이웃들처럼 아끼고 있다. 따뜻하고 정감 있는 영화이긴 하나 뚜렷한 특색 없이 얘기가 다소 밋밋한 점이 흠.

HSPACE=5

미들랜즈의 자동차 정비소 매니저인 덱(라이프 아이판스)은 착하나 별 멋은 없는 모범 남자로 12세난 딸 말린(핀 애트킨스)이 있는 셜리(셜리 헨더슨)와 동거한다. 덱이 마음 다해 사랑하는 셜리는 단단한 생활인으로 그녀의 건달 남편 지미(로버트 칼라일)는 수년 전 가출했다.

그런데 덱이 TV 쇼에 출연한 셜리에게 공개 구혼하는 모습을 TV로 본 지미가 뒤늦게 아내를 다시 찾으러 고향으로 오면서 셜리를 둘러싼 덱과 지미의 대결이 벌어진다. 셜리가 철없는 아이 같은 멋쟁이 지미의 자유분방한 매력에 다시 이끌리게 되면서 덱은 이 외부의 침입자에게 밀려나게 된다. 그러나 셜리 없이는 살 수 없는 덱은 터프 가이 지미와 불가피한 충돌을 각오한다.


한편 다시 안방을 차지한 지미는 말린의 환심을 사고 가장 노릇을 하려 하나 덱을 사랑하는 말린의 강력한 저항을 받는다. 말린뿐 아니라 지미의 누나와 전 형부 등 주변 사람들은 모두 지미의 컴백을 달가워하질 않는다. 사면초가의 지경에서도 코방귀를 뀌어대는 산전수전 다 겪은 지미를 착하고 평화주의자인 덱이 과연 때려 누이고 셜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총만 없을 뿐이지 삼각관계가 중심 플롯인 웨스턴이다.

안전하나 지루한 덱과 위험하나 신나는 지미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셜리 등 3인이 온갖 가능성을 놓고 흥겹게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이 즐겁고 재미있다. 모든 출연진의 연기도 좋은데 특히 아이판스와 칼라일과 헨더슨이 신나게 연기한다. 셰인 메도우스 감독. R. 파빌리언(310-475-0202), 선셋5(323-848-3500),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어바인 유니버시티(800-FANDANGO#143).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