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터미네이터3 ★★★½

2003-07-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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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즈 백’. ‘아니즈 백’. 터미네이터가 12년만에 돌아왔다. 이 남자 로보트 킬러가 다시 지구에 돌아와서는 여자 로봇 킬러와 싸우느라 LA를 온통 쑥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복구비는 아놀드 슈와제네거가 가주 지사로 당선되면 주예산으로 마련하려나 보다.

최근 히트작이 없어 고심하면서 영화대신 가주 지사로나 나가볼까 생각하고 있는 아니(아놀드의 애칭)를 수퍼스타의 문턱에 올려놓은 영화는 이 영화의 제1편인 ‘터미네이터’였다. 제2편 ‘심판의 날’은 공전의 빅히트를 했는데 과연 제3편이 제2편의 성공을 능가할 지는 의문.


시종일관 액션과 폭력과 도주와 추격으로 이어지는데 가공할 액션에 입이 벌어지면서도 기시감이 있는데다 너무 법석을 떨어대 심신을 피로케 한다.
1, 2편에서 세상을 종말로부터 구할 임무를 타고 태어나고 성장한 존 카너(닉 스탈)가 이제 나이 22세가 됐다.


자의식을 갖춘 기계세상 스카이넷은 미래 자기들의 지구정복에 방해가 되는 존을 사전에 처치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여자 로봇 킬러 T-X(크리스타나 로켄-모델출신)를 지구로 파견한다.
금발에 빨간 가죽 점프수트를 입은 T-X는 온몸이 자유자재로 변형되고 손가락이 온갖 무기가 되는 막강한 킬러. 존을 보호할 임무를 맡고 지상에 내려 온 로보트 T-101(슈와제네거)는 지능과 기능 그리고 힘과 파괴력 면에서 모두 T-X보다 한 수 아래다.

T-X는 처음부터 존과 T-101를 필사적으로 쫓아다니는데 도망가는 팀에 추가로 따라 붙는 사람이 존의 고교동창생으로 수의과의사인 케이트(클레어 데인스). 1대3의 도주와 추격 그리고 이 과정서 적색 옷의 킬러와 흑색 옷의 킬러가 자행하는 파괴와 폭력이 영화 내용. T-X가 대형 크레인 차를 몰고 도망가는 3인조를 쫓아 LA거리를 누비면서 주변의 건물과 차량과 전주등을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는 처음 장면이 길기도 한데 대단한 액션이다.

‘터미네이터’의 매력은 검은 가죽 재킷에 부츠 그리고 선글래스를 낀 로보트 킬러 T-101의 한 문장짜리 대사와 유머. 무표정한 아니가 무뚝뚝한 음성으로 내던지는 듯한 억양없는 말이 우습고 재미있다. 아니가 나체를 과시하는데 나이답지 않게 신체 강건하다. 이 영화로 데뷔한 로켄이 무표정한 연기를 효과적으로 해내고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그런데 영화가 뒷심이 허약해 종결부가 되는대로 식으로 처리됐다.

조나산 모스토우 감독.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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