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리요타이의 전설’ (The Legend of Suriyothai)★★★½

2003-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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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태국왕실 권력암투 실화

16세기 태국 왕실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 로맨스와 권력다툼 그리고 전쟁을 그린 대하 서사 시대극으로 실화다. 반세기에 걸친 태국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수많은 인물들에 의해 묘사돼 무척 혼란스럽고 외화내빈이지만 그런 대로 화려한 재미가 있다. 영화를 쓰고 감독한 사람은 태국 왕족 차트리 찰레름 유콜.

일종의 궁중 비사이자 태국이 내란과 외세 침입의 어려움 속에서 왕국의 기반을 굳히는 국가 성장기. 이국적 배경을 무대로 화려한 의상과 세트, 많은 등장인물 그리고 대규모 전투액션과 여러 갈래의 플롯에 의해 전개되는 전설 같은 내용이 역사책 읽는 재미를 준다.




1500~1548년에 이르기까지 태국의 아유타야왕국을 남북으로 갈라 지배하는 두 왕족간의 갈등과 충돌 그리고 호시탐탐 태국을 노리는 버마와의 전쟁이 큰 줄거리. 왕국의 남쪽은 라마티보디 2세가 지배하고 북쪽은 그의 동생 프라 아티타야가 지배하고 있다. 주인공 수리요타이와 피렌은 함께 자란 귀족의 자녀로 서로 사랑하지만 수리요타이는 국왕 아티타야의 아들 티엔의 아내로 약정돼 피렌과 눈물의 이별을 나눈다.

1529년. 라마티보디왕이 사망하면서 왕국의 기반이 심하게 흔들린다. 이어 온 나라에 전염병이 창궐하고 정치적 부패가 만연하면서 내란이 일고 북쪽에서 버마가 공격, 왕국은 존폐의 기로에 선다. 이 와중에 쿠데타로 새 왕이 된 차이라차의 후궁 출신의 아내 스리수다찬은 자기 가문이 왕권을 차지하게 하려고 온갖 음모와 만행을 자행하고 연인까지 두고 남편을 독살한다.

수리요타이와 티엔은 충신들을 규합, 요부 스리수다찬을 기습해 태국을 통일하는데 성공하나 이번에는 미얀마의 공격을 받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코끼리를 탄 태국 군대와 버마군의 대결전. 이 전투에서 수리요타이가 티엔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그녀는 태국의 전설이 된다.

내용이 너무 복잡해 누가 누구 편인지 분간하기가 힘들지만(당초 4시간이 넘는 영화를 142분짜리로 잘랐으니 그럴 만도 하다) 잘 몰랐던 나라의 액션 사극을 구경하는 자세로 보면 되겠다. 그러나 확대판 TV 드라마 같다. R. Sony Pictures Classics. 아크라이트 (323-464-4226), 그로브(323-692-0829), 모니카(310-394-9741),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유니버시티 6(800-FANDANGO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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