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돈’ (The In-Laws)★★

2003-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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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 차림의 마이클 더글러스가 한 밤 체코 프라하의 뒷골목에서 무기 밀매상과 거래를 하는 첫 장면부터 엉터리 냄새를 풍기더니 점입가경이라고 갈수록 꼴불견이다.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피터 포크와 앨런 아킨이 나왔던 1979년작 동명영화의 리메이크인데 남의 것을 베껴 먹으려면 제대로 해야지.(위크엔드 판 엔터테인먼트 면 참조)

도대체 마이클 더글러스와 알버트 브룩스 및 캔디스 버겐 같은 일류 배우들이 왜 이런 영화에 나왔는지 불가사의한데 이들은 노상방뇨 하듯 아무렇게나 연기한다. 내 돈은 아니지만 이들의 출연료와 복고풍을 낸다고 삽입한 노래들인 ‘리브 앤 렛 다이’ ‘이츠 나우 오어 네버’ ‘더 웨이 위 워’ 및 ‘남과 여’의 주제곡 등의 사용료 등 총 제작비가 아깝다.
창의력 부족하고 손쉽게 돈 벌어보자는 자세를 지닌 할리웃의 전형적인 졸작.


곧 결혼 할 마크(라이언 레널즈)와 멜리사(린지 슬로언)의 아버지들은 CIA 첩자인 스티브(마이클 더글러스)와 발전문의 제리(알버트 브룩스). 1979년판에서는 포크가 더글러스역을 아킨이 브룩스역을 맡았는데 아킨은 치과의사였다.


그런데 과격하고 일밖에 몰라 아내(캔디스 버겐)마저 도망가고 아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진 스티브가 소심하기 짝이 없는 미래의 사돈 제리를 본의 아니게 자신의 첩자활동에 끌어들이면서 말도 안 되는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진다. 둘이 프랑스에 가 올가(오르가즘을 생각하면 된다)라는 이름의 구 소련 핵잠수함을 사려는 악한 티보두(데이빗 수쳇-그는 영국의 뛰어난 연기파다)의 본거지에서 벌이는 난장판은 가히 가관. 동성애자들을 우롱하는 장면은 역겨울 지경이다.

여하튼 서로 앙앙불락하던 스티브와 제리는 자기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 단결, 악인들을 물리친다는 얘기. 이런 영화를 만들어 여름장에 내놓는 강심장을 지닌 할리웃의 메이저들이니 비평가들로부터 욕을 먹는 것은 당연지사. 앤드루 플레밍 감독.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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