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ruce Almighty ★★★

2003-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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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에게 대들었다가 하나님으로부터 전능의 힘을 대여 받은 자가 하나님 노릇 힘들어 못하겠다고 다시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코미디로 이런 얘기는 여러 번 영화화됐다. 짐 캐리가 자신의 2편의 빅히트작 (‘에이스 벤투라’ ‘거짓말쟁이’)을 감독한 탐 샤디액과 다시 손잡고 만든 어정쩡한 중간급 영화.

하나님이 영화 제작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는지 아니면 캐리가 드라마 배우로 변신한다고 나온 ‘마제스틱’의 흥행 실패의 후유증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용과 연출 능력과 캐리의 연기가 모두 채소만 먹은 육식동물처럼 힘이 없다.


캐리가 하나님의 힘을 부여받아 특수 효과에 의해 보여주는 갖가지 기적들이 웃음과 잔재미를 제공은 하나 나태한 작품이다. 영화가 케이블 TV의 기독교 방송보다 더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 전도영화를 보는 기분.


뉴욕주 버팔로의 지방 TV기자인 브루스 (짐 캐리)는 자기 일에 만족 못하고 앵커직만 바라보고 있는 불평꾼. 이런 그를 곁에서 돕고 사랑하는 사람이 데이케어센터 선생인 동거녀 그레이스(제니퍼 애니스턴). 브루스는 앵커직을 라이벌에게 빼앗기자 생방송에서 F자 욕을 내뱉어 해고당한다.

깊은 좌절감에 빠진 브루스가 하늘을 향해 하나님에게 욕지거리를 하자 브루스의 비퍼가 울린다. 그렇게 해서 브루스가 만난 사람이 청소부차림의 하나님(모간 프리만). 하나님은 브루스에게 “네가 한번 하나님 노릇 해봐라”며 자기 힘을 빌려준 뒤 휴가를 간다.

그릇에 담긴 토마토 수프를 홍해 가르듯 양분하며 신의 힘을 시험해 본 브루스는 전능의 힘을 자기 목적을 위해 마구 쓴다. 그레이스의 젖가슴을 두배로 확대하고 애견이 좌변기에 앉아 신문을 읽으며 용변을 보게 하는가 하면 라이벌 앵커가 뉴스를 진행할 때 음성과 발음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으며 아이가 불장난하듯 신의 능력을 즐긴다.

이 과정서 그레이스마저 잃어버린 브루스는 인간이 신 노릇 한다는 것은 힘들고 결국 인간은 인간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간답게 된다. 그리고 그레이스도 되찾는다. 아멘. 많은 세트 촬영이 너무 티가 나는 것이 결점.

PG-13. Universal.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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