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을 한번 사 봐?

2003-01-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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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는 무지 비싸고,
모기지 이자율은 바닥

내 집 마련은 언젠가는 이뤄야 할 꿈. 그러나 LA처럼 집 값이 비싼 곳에서는 상당한 사회경력이 쌓이고 재산이 축적되지 않고서는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LA지역의 집 값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모기지 이자율이 극히 저렴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옮겨갈 아주 좋은 때라고 권한다.


집을 살 것이냐 렌트할 것이냐는 이자율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며 주택 페이먼트부담이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등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느냐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최소한 산술적으로는 아파트 사는 것보다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 다운페이로 3-5%만 하더라도 모기지 월 페이먼트가 아파트 렌트보다 저렴한,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이상한 계산이 나온다.

LA지역에서는 아파트를 구하기가 어렵고 이로 인해 렌트가 매우 높게 올라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 주택가격과 렌트가 낮았던 때와는 판이하며 전국 타 지역과도 전혀 다른 양상이다. 특히 지난 2년간은 LA일원의 렌트는 매우 가파른 폭으로 급등했다.

LA카운티내 아파트 평균 렌트는 지난해 6월 1,254달러였고 10월말에는 1,295달러로 또 올랐다. 여기에는 샌타모니가 지역의 평균 2,487달러 아파트에서부터 엘몬테나 캄턴의 500달러내지 700달러의 저가 아파트가 모두 포함돼 있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데이터 퀵에 의하면 카운티내 주택의 평균 월 페이먼트는 1,179달러. 아파트 렌트가 주택 페이먼트를 앞질렀다.

집이 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싼데도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거나 못하는 이유는 물론 있다.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사갈지도 모르고 집을 샀다가 수입이 줄어들면 사태가 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해변이나 사회생활을 더 즐기기 때문에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아파트에 룸 메이트를 얻는 식으로 최대한 절약해서 살면서 마련된 돈으로 세이빙스 본드나 저축을 하는 것이 집을 매입하여 에퀴티가 오르는 것보다 나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아파트가 집보다 투자면에서도 불리하다고 지적한다.


재정계획가 델리아 페르난데즈는 조만간 주식시장은 회복할 것이지만 이자율은 이처럼 낮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집 매입이 훨씬 이익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싼 아파트에 살거나 룸메이트를 얻어 살면서 매월 700달러를 정기예금에 불입한다면 연 5.3%이자율로 10년간 쌓이는 돈은 11만948달러. 그러나 세금 때문에 저축한 돈의 많은 부분이 날아가 버린다.

세금을 감안하면 결국 1달러를 쥐기 위해서는 1.27달러를 저축해야 하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 25만달러 집을 사는 경우 인플레율을 연3%로 잡으면 10년뒤 이 집의 가격은 33만5,979달러가 되고 모기지 페이먼트를 했기 때문에 에퀴티도 3만달러가 추가로 쌓이게 된다. 또 모기지 페이먼트 이자는 세금 공제가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72센트만 불입하면 된다. 주택에 대한 정부의 세금공제 효과 때문에 아파트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투자면에서도 집 매입이 훨씬 이익이지만 아파트 생활을 감수하는 이유는 집 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풀러튼의 중간급 콘도가격은 20만달러, 모기지 페이먼트는 1,700달러선인데 2베드룸 아파트 렌트는 1,200달러. 500달러란 차이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장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집값이 너무 올라 거품이 빠지면 손해를 볼지 모른다는 불안도 주택매입의 장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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