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근거리 줄이자”

2003-01-16 (목)
크게 작게
미국인들 집살때 최우선 고려
좋은 학군 중시, 과거보다 감소
베이붐세대 자녀 성장 결과
직장·친구·친척 가까운 곳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택 구입은 가장 큰 투자다. 일반적으로 한인들이 집을 살 때 우선적으로 신경쓰는 것은 학군이다. 무엇보다도 자녀들의 교육환경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미국인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어디에 비중을 둘까.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주거지를 정할 때 가장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은 직장과의 거리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출퇴근 거리가 짧은 곳에 주택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연방 인구통계국 2001년 미국 주택 조사에서는 출퇴근이 편리한 곳에 집을 구입했다고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31%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10년 전인 1991년의 24%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직장까지의 거리가 매일 먹고 자고 생활하는 주택의 종류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사람들이 출퇴근시의 교통혼잡에 점점 더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을 싫어한다”


‘미국의 통근’이라는 책을 쓴 인구통계학자 앨런 파이사르스키는 말한다.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1980년부터 1990년까지 10년 동안 미국인들의 평균 통근 시간은 불과 40초가 늘어났다. 22.4분이었다. 그러나 1990년부터 2000년까지는 3분이나 증가, 25.5분이 됐다.
당국의 이번 통계는 총 1억1,900만 가구 가운데 6만2,000가구를 표본 조사한 매우 정확한 것이다.

친구나 친척이 사는 곳도 고려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집을 살 때 10년 전에 비해 친구, 친척과 가까운 곳을 선호하고 있다.
동네를 정하는 데 있어서 학교의 질은 아직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집의 종류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덜 신경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보다도 시간이다. 소비자들의 우선 순위가 이를 기초로 바뀌고 있다”

USC 도시계획 및 인구통계학 교수 다월 마이어스 교수의 말이다.
이같은 우선 순위의 변화는 인구통계학적 측면의 변화와 일치한다. 즉 베이붐 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직장 및 친구, 친척과의 근접성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학교의 중요성은 그만큼 감소한 것이다.
마이어스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당국의 통계가 도심권 외곽보다 기존 개발지역에 보다 많은 건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국 주택건설협회는 소비자들에게 출퇴근 거리는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협회는 작년 주택을 구입한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람들은 아직도 위치에 상관없이 큰 단독 주택을 좋은 가격에 구입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비중을 두는 것은 가격, 집과 대지의 크기, 낮은 세금 등 세 가지 요소다”

전국 주택건설협회 간부 클레이턴 트레일러는 설명한다.
어떤 사람들은 집의 크기와 직장과의 거리, 두 가지 요소를 절충한다. 이들은 오래된 동네의 조그만 집을 구입, 철거한 후 보다 큰 집을 짓는다. 이같은 추세는 대중 교통수단 및 기타 서비스가 잘 발달돼 있는 교외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출퇴근 거리가 짧다고 반듯이 도시와 가까운 곳에 사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많은 직장들이 교외지역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일러는 말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