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시장 전망 가격‘소폭 상승’매매는‘주춤’

2003-0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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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주택가 3~5% 오를 듯… 중간값 313,000달러
거래량은 작년보다 20만건 줄어든 527만건 예상
일방적 셀러스 마켓 벗어 났어도 공급 물량 부족은 여전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지난해 주택가 거품론에도 불구 오름세를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올해도 지속 될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며 매매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가격은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가 일방적인 셀러스 마켓이었다면 올해는 바이어들이 어느 정도 안정감을 되찾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했다.


지난해 어느 지역보다 뜨거웠던 캘리포니아는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주택가격이 3-5%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부동산협회(CAR) 레슬리 애플레톤-영 수석경제학자는 올 거래되는 주택의 중간가는 10%정도 오른 34만 4,300달러에 이를 것이며 거래량은 지난 해 54만7,300유닛보다 적은 53만900유닛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만 오를 뿐 실제 거래는 더 뜸해진다는 설명이다.

또 예상되는 중간 주택가는 2002년10월 발표된 보고서의 27만 9,000달러보다 높은 31만 3,000달러로 상향 수정됐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경우 턱없이 모자라는 공급량도 주택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 22만~25만의 신규 유닛이 필요하지만 공급은 15만 유닛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전국의 부동산 시장도 뜨거웠던 열기는 어느 정도 식을 전망이다.

전국부동산협회(NAR)는 “올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6.5%를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 주택거래건수는 지난해의 547만 건 보다 적은 527만 건으로 상당히 활발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새 주택 매매 건수도 지난 해 94만5,000건에서 92만1,000건으로 전망하는 등 지난해 만큼의 호황세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방주택사업관리청(OFHEO)의 경제학자 셸리 드레이먼은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를 고비로 조정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의 주택가는 전년 동기비 6.2% 올라 지난 80년 이래의 연 평균 상승률 4.6%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2001년 1·4분기의 상승률인 9%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택가 상승 둔화론이 힘을 얻고 있는 근거 중 하나다. 지난해 주택가 급등에는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와 증시 약세, 수요 급등 등 종합적인 상황이 뒷받침했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향후 약세장은 아니더라도 최근 몇 년 동안 임금 상승률을 뛰어넘을 정도의 가격 급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패니매의 수석 경제학자 데이빗 버손은 “올 전국의 집값은 4-5% 정도 올라 인플레이션을 뛰어넘겠지만 증시폭락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던 지난 2년간의 활황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활황은 전국적인 경기침체로부터 캘리포니아주를 일정 부분 보호하는 방화벽 역할을 했다. 애플레톤-영은 “지난 18개월 간 캘리포니아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경기침체의 늪을 상대적으로 잘 헤쳐왔고 2003년에도 전국평균보다 높은 일자리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택시장의 경우 증시와 모기지 금리의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버트 배일리 캘리포니아 부동산협회장은 “2003년 주택시장은 지역별 일자리 증가와 낮은 이자율의 지속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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