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탑 세일즈 우먼 / 나는 이렇게 했다

2003-01-02 (목)
크게 작게
“고객 존중 우선… 최선 다해”

뉴스타 부동산 애나 최씨

3년 연속 세일즈 탑
올 3,000만달러 판매
커미션 수입 70만달러


한국어도 잘 못하던 1.5세 에이전트가 입사 첫해부터 한 회사의 600여명의 동료 에이전트를 제치고 연속 세일즈 탑을 차지하고 있다면 많은 이들은 그 비결이 궁금할 것이다.
광고 속에서 언제나 단정한 유니폼을 입고 휴대전화기를 귀에 대고 또렷이 앞을 응시하고 있는 ‘뉴스타 부동산’(대표 남문기)의 애나 최(44)씨.
그는 미주 최대의 한인부동산 회사인 뉴스타에서 2000년부터 올해까지 3년 내리 탑 에이전트의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올린 판매금액은 3,000만 달러, 커미션 수입은 70만달러로 기록적이다.
최씨가 활동하는 어바인의 주택가를 고려하면 80~100채 정도를 판 것으로 한달 최소 8개 이상의 에스크로에 들어가는 셈이다.

◇‘피나는 노력’으로
3년 전 뉴스타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최씨는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언어와 한국화된 회사 문화라는 두 장벽에 부딪힌 최씨는 언어부터 공략했다. 매일 녹음기를 휴대하고 다니며 손님들과 다른 에이전트들이 나눈 얘기를 모두 녹음해 2시간 이상 집에서 듣고 말하기를 반복했다.

◇단점을 장점으로
‘피나는’ 노력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해 조금씩 자신감이 생길 때쯤, 최씨는 6세반에 이민온 1.5세란 단점을 장점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영어. 많은 1세 에이전트들이 상대적으로 영어에 약한 것을 착안, 영어와 한국어를 반반씩 구사하는 전략으로 나갔더니 1.5세나 2세 고객은 물론 1세 고객들까지도 좋아한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스승이 없어도 안 되는 법. 지역의 유명한 미국 에이전트를 쫓아다니면서 미국 스타일로 일을 배운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결론은 최선
입사 후 지금까지 아침 6시 기상, 10시 퇴근을 지키고 있는 최씨가 지키는 원칙은 간단하다.
‘고객을 최대한 존중한다.’ 바이어나 셀러가 나타나도 이왕이면 “손님 한 분 더 모시게 됐다”는 표현을 쓴다.
이러다 보니 집을 산 고객이 학교를 걱정하면 함께 가 교장까지도 소개해주고 자녀들이 입학하는 날, 영어가 약한 부모를 위해 선생님을 같이 만난다. 직장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구할 수 있는 구직정보는 모두 구해준다. 단순히 집을 파는 게 아니라 풀 서비스인 셈.
“집은 안 팔아도 좋다. 나를 제대로 알게 하는 게 목적”이라는 게 세일즈 우먼 최씨의 자세다. 이런 자세가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어릴 때 뛰어든 생활전선
최씨는 가정사정으로 19세 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른 나이에 시작한 사회생활에 고생은 하지만 그 고생이 밑바탕이 돼 뚝심과 오기가 생겼다. 페인팅 회사에서 견적을 보러 다닐 때부터, 입사 전 빌더에서 새집 분양을 맡았을 때에도 세일즈라면 자신 있었다.
어릴 때의 고생과 현 상황에 항상 감사한다는 그는 하루에 최소 ‘감사한다’는 말을 100번은 한다고 한다.
2003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최씨는 “12월 수익이 벌써 20만달러를 넘어섰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