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가이드 말리부 참리팍

2002-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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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운동이나 마찬가지로 하이킹도 자주 하면 익숙해진다. 처음에는 한 블럭을 걷는데도 짐스럽고 하기 싫지만 여러 번을 며칠간 계속하고 나면 자신감도 생기고 걸은 후에 피곤한 느낌보다 유쾌한 감정이 저절로 느껴진다. 걷는데 좀더 익숙해지면 하루에 10여마일을 걷는 것은 아무런 부담감 없이 걸을 수 있고 이 정도만 되어도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군살이 빠지고 움직이는데 날렵해 진다.
이와 같이 육체적 변화와 더불어 사물에 대한 이해가 빨라지기 기억력이 향상되며 마음에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현대 생활이라는 것이 늘 차를 타고 다니고 편한 것만을 추구하다 보니 걷는다는 것 자체를 왜 사서 고생하느냐 하는 등식으로 연결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이킹을 처음 시작하고 습관을 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이킹은 격렬한 운동도 아니고 전신을 서서히 단련시킨다. 따라서 젊은층은 물론이고 나이가 다소 많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요즘 웬만한 공원이면 꼭 하이킹 코스가 들어가 있다. 공원 내 하이킹도 잘만 고르면 의외로 즐겁고 유익한 하이킹이 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하이킹 코스는 말리부 근방 공원에 있는 트레일인데 하이킹 거리도 멀지 않고 경사도 거의 없는 평지로 안전해 초심자가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잘 관리되어 있어 분위기도 썩 좋으므로 혼자 해도 멋있고 여럿이 같이 해도 재미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웨스트를 타고 샌타모니카에서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로 갈아탄다. 이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Malibu 지역이 나오는데 이 곳을 지나 12마일을 더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Encinal Canyon Rd.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 4.5마일 더 가면 Charmlee Park이 나온다. 들어가는 입구 안내판에 붙어있는 트레일 지도를 보고 따라 걸으면 된다. 공원을 한바퀴 도는 순환도로(loop)인데 총 길이가 3마일이고 엘리베이션 게인이 500피트인 아주 쉬운 코스이다.
보통 걸음으로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 바다 경치를 바라보며 걷는 기분이 여간 상쾌하지 않다. 맑은 날에는 수평선 넘어 카탈리나 아일랜드와 채널 아일랜드가 보이고 말리부 해안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문의: (310)457-7242.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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