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 내리는 겨울 산장에서 타임 쉐어

2002-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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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등 휴양시설 이용권 매입
한번 투자로 평생 휴가 준비 끝

눈 내리는 산장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이브. 환상적인 이 장면을 누군들 소망해 보지 않았을까.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 시즌이 임박하면서 마음은 벌써 흰눈을 이고 있는 산과 호젓한 겨울바다로 향하고 있건만 막상 떠나려면 쉽지가 않다. 휴가지 선정, 호텔 예약등 번거롭고 걸리는 것이 많다.
베케이션 홈이라도 있으면 훌쩍 떠나면 되지만 베케이션 홈은 일반 주택을 한 채 더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자금액도 크고 관리가 쉽지 않다.
베케이션 홈을 소유하지 않고 특정 휴가기간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타임쉐어(time share)다. 풍광 좋은 인기 여행지역의 리조트나 산장, 콘도, 캐빈을 일년에 몇 주간씩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매입하는 것이다. 타임쉐어를 사면 평생동안 휴가는 보장이 될 뿐 아니라 지내는 분위기가 호텔과는 다르다. 세탁기와 디시워셔, 편안한 소파가 마련돼 있으니 집처럼 편하고 느긋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타임쉐어는 원래 특정 리조트를 특정기간 이용하는 식이 주류였는데 요즘은 더욱 편리하게 바뀌었다. 요즘은 타임쉐어라는 용어 대신 휴가 소유권(vacation ownership)이란 말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특정 장소에서 정해진 기간 묵어야 하는 규제에 매일 필요가 없다. 새로운 형태의 타임쉐어는 포인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매입한 포인트를 다 사용하지 못하면 호텔숙박이나 항공권, 자동차 렌트, 와인 시음, 위락공원 입장권을 대신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피자와 바꿔 먹을 수도 있다.
일주일 내내 머무를 수 없는 휴가객들을 위해 훨씬 유연하게 운용되는 것이다. 3일을 보냈으면 다른 곳에서 또 3일을 보내도 되고 그래도 쓰지 못하면 항공권 등으로 받거나 아니면 다음 휴가 때를 위해 저축해도 된다. 대부분의 플랜에서 포인트는 2년간 유효하다. 전통적인 타임쉐어에서는 타임쉐어 소유주가 일주일을 전부 사용하지 못하면 사용하지 못한 날들은 그냥 날아간다. 타임쉐어는 전통적인 것이든 최근의 포인트 시스템이든 한번 사면 평생 소유권이 주어지고 상속하거나 양도할 수 있다.
타임쉐어 포인트를 구입한 고객은 자신이 가장 우선적으로 지내고 싶은 리조트를 홈 리조트로 지정하고 다른 지역은 옵션으로 가질 수 있다.
애리조나 거주 주디-케빈 웰프 부부는 포인트 판매업체인 쉘 베케이션 클럽에서 2주간의 휴가 포인트를 구입했다. 이 부부의 홈 리조트는 하와이의 파니올라 그린스와 피닉스의 리거시 골프 리조트. 이 부부가 실제 소유하는 것은 리조트를 2주간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 포인트는 돈처럼 사용된다. 이 부부는 한 주는 리조트에서 보내고 나머지 한 주간의 포인트는 항공권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는데 “타임쉐어 포인트를 사 두면 휴가비마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항공권이나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돈이 나오는 셈”이라고 타임쉐어의 이점을 자랑한다.
멋진 발명품이지만 무턱대고 사면 안 된다. 타임쉐어 매입 때에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휴가 스타일에 알맞은 플랜을 골라야 한다. 뉴욕에 사는 쉐릴 리코나와 샤드 웨클러는 지난 1990년 멕시코의 리조트에 휴가를 갔다가 그 지역의 풍광에 반해서 멜리아 베케이션 클럽을 통해 리조트를 1주일간 이용하는 전통적인 타임쉐어를 샀다.
그런데 이들 부부는 사고난 뒤 아직 한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기후가 기막히게 좋고 대단히 멋진 휴가를 보냈기 때문에 다음에도 일년에 일주일쯤은 여기서 보내고 싶은 마음에서 매입했는데 막상 뉴욕으로 돌아와 보니 현실은 일주일이란 기간을 내기가 불가능했다”는 이 부부는 6,600달러만 날렸다.
포인트 시스템인 경우는 특정 주간을 정하지 않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도 가장 원하는 곳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는 6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는 단서가 붙는다.

여름이면 해변 리조트에서


타임쉐어 매입은 이렇게
평균 2만달러…전매분은 더 저렴

타임쉐어 판매는 지난 10년간 최소한 연 14%는 증가해 왔다. 힐튼을 비롯한 매리엇, 하이야트, 디즈니 등 큰 개발업체들 역시 타임쉐어를 판매한다. 일반 부동산은 가치가 경기에 따라 상승하기도 하락하기도 하지만 타임쉐어는 가치가 떨어지기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임쉐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만 합당하며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으면 매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종류도 가격대별로 다양하다. 매리엇은 지난해 8억4,000만달러의 타임쉐어 플랜을 판매했는데 4가지 등급의 플랜을 제공하고 있다. 매리엇 베케이션 클럽이 판매하는 호라이즌 플랜은 일주 맴버십이 1만2,000달러. 최고급인 리츠-칼턴 클럽은 3주 이상이 9만8,000달러에서 49만달러까지 호가한다.
요즘은 포인트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지만 콜로라도의 스키 리조트를 특히 좋아한다면 전통적인 타임쉐어를 살 수 있다. 5년전만 해도 포인트 시스템은 1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60%를 넘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타임쉐어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재판매되는 것을 사는 것이다. 전문 중개사나 개인이 되팔기도 하는데 평균가격은 2만달러선. 그러나 중고차처럼 이보다 훨씬 저렴한 것들도 많다.
타임쉐어 판매 정보는 타임쉐어 유즈 그룹 웹사이트 www.tug2.net에 올라오고 경매사이트 이베이(www.ebay.com)도 샤핑을 시작하는데 좋은 장소다. 타임쉐어에 관한 정보나 관련 링크는 www.timeshare-guru.com을 검색한다.
타임쉐어 전문 판매사로부터 직접 살 수도 있는데 대부분 며칠간을 염가에 미리 이용해 보도록 허용한다. www.vacationclub.com 등에서 정보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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