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이어는 신중… 셀러는 배짱’

2002-12-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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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주택시장 딜 깨지기 일쑤

에스크로가 끝날 때까지는 샴페인을 터뜨려서는 안 된다.
요즘 주택시장에서는 바이어와 셀러 간에 가격 협상이 끝나고 오퍼가 서로 받아들여진 후에도 딜이 중간에서 깨지는 사례가 예전에 비해 흔히 일어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집은 잘 팔리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은 바이어들이 주택시장에서 정점에서 집을 손에 넣는 ‘상투잡이’를 할까봐 조바심 내고 있는데 반해 셀러들은 아직도 감을 못 잡고 호시절처럼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주택시장이 뜨겁던 1년반 전만 해도 북부 버지니아 바이어의 50% 정도만 홈인스펙션을 했다. 바이어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마당에 홈인스펙션으로 트집 잡다가는 집을 놓칠게 뻔했으니 보고 가격만 맞으면 서명하고 군소리 없이 거래를 끝내곤 했다.

그러나 요즘 이 지역 바이어의 80%가 홈인스펙션을 하고 있다. 인스펙션을 해서 플러밍처럼 기계적인 시스템만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다락방에 곰팡이가 보이면 지붕을 갈아달라고 요구한다. 이에 셀러는 “있는 그대로 사가려면 사가고 고쳐달라면 안 판다”다는 식으로 나와서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보스턴까지 주택 거래의 10% 정도가 중간에서 딜이 깨지는 실정.

지역마다 편차도 심해서 남가주의 샌디에고와 동부의 워싱턴 DC의 경우는 8% 가량의 딜이 중간에서 깨지고 있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숫자이다.

특히 샌디에고 지역은 바이어들이 욕심을 부려 자신의 형편에 벅찬 집을 사려고 하기 때문에 융자가 안 나와 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딜이 중간에서 깨지는 경우는 하이엔드 주택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업계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악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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