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소유 지출많아

2002-12-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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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자상환·세금·보험 외에도 관리·수리비 상당
집값의 보통 연간 1%…부엌 개량, 거의 4만달러



주택을 처음 장만한 사람은 집과 관련된 돈이 얼마나 많이 소요되는지 깜짝 놀라게 된다. 주택을 소유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흔히 ‘PITI’라고 부른다. 모기지 원금(principal), 이자( interest), 세금(taxes) 그리고 보험(insurance)의 머릿글자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주택의 관리, 보수, 추가 보험, 시설 개량, 장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연간 수천 달러가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파트 렌트에서 주택 구입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고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이같은 추가적인 지출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될 것은 주택 구입 때문에 빚을 지지는 말아야 된다는 점이다.
주택 관리와 수리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지는 해당 주택의 나이가 얼마나 된는지, 전 주인이 주택 관리를 얼마나 잘 해왔는지, 그리고 집을 다시 팔 때 얼마나 많은 수익을 원하는지에 달렸다.


일반적으로 새 집은 오래된 집이나 관리를 소홀히 한 집보다 유지비가 적게 든다. 그러나 머지 않아 큰 돈이 들 일이 생긴다. 집 페인팅, 배관 및 전기 배선 수리가 그런 것이다. 지붕, 벽난로, 에어콘 등을 새 것으로 바꾸는 것도 이에 속한다.

그러면 이같은 주택 관리 및 유지비로는 얼마를 예상하는 것이 좋을까.
부동산 서적 ‘Home Buying for Dummies’의 공동저자 에릭 타이슨은 주택 구입가격의 최소한 1%를 주택 관리비로 책정할 것을 권한다. 20만달러짜리 집을 샀으면 최소한 2,000달러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 전문가들도 주택 관리 및 유지비를 평소에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나중에 크게 부채를 지는 것 보다 현명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예상치 않던 것이나 응급시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집을 지니고 살면 반듯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간 주택 관리비를 12개월로 나눠 매 달 이 액수를 따로 모으는 것이다. 20만달러짜리 주택의 경우 월 167달러씩을 주택 관리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떤 해에는 액수보다 적게 지출할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예상보다 많이 쓸 때도 생긴다. 예를 들어 지붕을 새로 깔 경우 1만달러 이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주택 관리비로 주택 구입가의 1% 이상을 쓴다.
텍사스주 캐롤턴에 거주하는 스티브 베커는 30년째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베커는 매년 주택가격의 2내지 3%를 관리비로 지출하고 있다.

“사람들은 주택 관리에 필요한 것보다 적은 액수의 돈을 지출한다.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집의 상태는 당연히 악화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택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면 사람들은 수리를 하지 않고 팔아버리고 보다 새 집으로 이사한다. 마치 오래된 차를 타다가 새 차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베커의 말처럼 주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처분할 경우 재정적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리가 소홀한 집을 외면하게 된다. 또한 주택 경기가 뜨겁다고는 하지만 이같은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집주인에게 수리비로 많은 액수의 돈을 요구할 것이다.
설사 집을 팔지 않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나중에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다.


예를 들어 화장실 변기가 조금씩 새는 것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루가 썩게 된다. 습기가 차고 마루가 썩으면 터마이트가 생기고 곰팡이도 서식하게 된다. 결국 초기 단계에서 간단하게 수리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융자를 한다. 이 경우 융자 회사는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 보험 가입을 요구한다. 주택 보험은 화재, 도난 등 주택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피해를 커버한다.

물론 주택 보험이 모든 것을 커버하는 것은 아니다.
홍수, 허리케인, 지진은 통상적으로 주택 보험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따로 보험을 들어야 한다. 이들 보험료는 보험 상품에 따라 크게 달라 연간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가 되기도 한다.

소장하고 있는 골동품이나 보석, 모피, 컴퓨터 기재들이 많으면 이를 위한 추가 보험을 들어야 한다. 일반 주택 보험은 피해 보상에 한도가 있고(보상액도 최소한) 보상 물품의 수량에도 제한이 있다.

집을 소유하는 가장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집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성 표현이나 시설 개량에는 끝이 없다. 집의 시설들을 개량했다고 해서 반듯이 집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이를 위해 투자한 돈을 나중에 집을 팔 때 회수한다는 보장도 없다.

주택 시설 개량에는 상당히 많은 돈이 든다.
지난 해 미국인들은 부엌의 완전 개량에 평균 3만8,769달러를 썼다. 침실을 하나 추가하는 데는 6만3,275달러를 투자했다. 집의 색깔을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다. 외부 페인팅에는 평균 8,336달러가 소요됐다.

주택을 구입할 경우 가구 구입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주택은 대체로 아파트보다 넓기 때문에 가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창문에는 커튼이 필요하고 조명 기구도 새로 장만해야 한다. 카펫은 물론, 냉장고, 세탁기, 오븐도 구입해야 한다. 주택 개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홈 임프루브먼트 센터를 돌아보면 어느 정도의 예산을 준비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주택 구입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산출한 후 주택 개량을 위한 예산을 잡고 이를 따로 저금한다. 어떤 경우에는 주택 구입의 클로징 코스트를 잊고 있다가 주택 개량으로 예비시켜 놓았던 비용을 몽땅 쓰는 수도 있다.

이같은 낭패를 면하기 위해서는 주택 소유에 따른 숨은 경비를 미리 추산, 아예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예기치 않게 빚을 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 모든 사항들이 제대로 계획되고 실행될 때 비로소 잘 관리되고, 아름다운 가구들이 있는 주택과 행복한 마이홈 주인공이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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