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키라 쿠로사와 감독-토시로 미후네 주연 일본걸작 11편 상영

2002-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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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12월12일 2주간
카우보이 픽처스와 랜드마크 디어터는 ‘쿠로사와와 미후네’(Kurosawa & Mifune)라는 제하에 29일부터 12월12일까지 2주간 아키라 쿠로사와가 감독하고 토시로 미후네가 주연한 걸작 11편을 상영한다. 모든 영화는 새 필름이고 이중 6편은 새로 번역된 자막이 삽입됐다.
쿠로사와(1910~98년)는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동양과 서양 그리고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을 연결한 가장 위대한 영화 장인 중의 하나다. 그는 1951년 베니스영화제서 ‘라쇼몬’가 대상을 타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이로 인해 일본 영화가 서방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쿠로사와 영화 생애 60여년에 걸쳐 만든 31편의 영화는 현대 시네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명작들이다.
미후네(1920~97년)는 일본 영화사의 가장 위대한 배우로 1950~90년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140여편의 영화에 나왔다. 그가 쿠로사와와 함께 만든 영화는 모두 16편으로 미후네는 의지가 강하고 용감하며 또 때로는 위험하고 저돌적인 남자의 모습을 강렬히 표현, 세계적인 배우로 명성을 날렸다. 쿠로사와는 미후네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가장 뛰어나게 해석했는데 두 사람은 상호 신뢰를 통해 자아들을 발견한 불가분의 관계였다.

▲‘피의 옥좌’(Throne of Blood·1957)-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원전. 봉건제후들이 서로 세력 다툼을 하던 중세 일본. 미후네가 살인도 마다 않는 탐욕과 걷잡을 수 없는 권력욕의 소유자인 아내 때문에 파멸하는 자존심 강한 장군으로 나와 강렬한 연기를 한다. 일본 연극 노의 스타일과 미 서부영화의 역동적 에너지를 혼합한 고전 걸작 비극이다.
▲‘길 잃은 개’(Stray Dog·1949)-살인반의 젊은 형사가 소매치기에게 자기 총을 잃자 도쿄 지하세계를 훑고 다니면서 일대 추격이 벌어진다. 필름 느와르와 네오-리얼리즘 스타일을 결합한 스릴 만점의 범죄 드라마이자 심도 있는 성격탐구 영화.
▲‘나는 공포 속에 산다’(I Live in Fear·1955)-늙어 가는 석탄공장의 사장 미후네가 핵공격의 망상에 시달리다 못해 브라질 이민을 결정하자 그의 자식들이 이에 반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다. 핵시대의 문제를 다룬 영화로 분장을 한 미후네의 연기가 눈부시다.
▲‘술 취한 천사’(Drunken Angel·1948)-야쿠자와 알콜 중독자인 의사의 대결을 통해 구원과 집념을 다룬 필름 느와르 걸작. 폐병을 앓는 야쿠자(미후네)와 평판이 나쁜 의사가 기이한 관계를 맺는다. 의사는 고집 센 야쿠자를 위험한 삶으로부터 구해내려다가 오히려 자기가 야쿠자의 어두운 삶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악인은 편안히 잔다’(The Bad Sleep Well·1960)- ‘햄릿’을 연상케 하는 부패와 복수에 관한 광범위하고 진지한 이야기. 미후네가 자기 아버지의 의문에 싸인 죽음을 보복하기 위해 자기 회사 사장의 딸과 결혼, 회사의 부패한 거래내용을 폭로한다. 셰익스피어적 비극이자 일본의 기업 풍토를 깨물듯 기소한 명작이다.
▲‘숨겨진 성채’(Hidden Fortress·1958)-조지 루카스의 ‘스타 워’의 원전이 된 영화. 짓궂은 유머와 숨막히는 액션 그리고 인간적 연민이 대하적 규모로 묘사된 작품. 공격해 들어오는 적을 피해 장군과 공주가 궁정 보물을 적의 땅으로부터 빼내기 위해 온갖 액션과 모험을 겪는다. 이들을 동행하는 것이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잔꾀가 많은 두 명의 농부. 1959년 베를린 영화제서 쿠로사와가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
뉴아트극장(11272 샌타모니카, 310-478-6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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