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집 장만’ 필요하다 느낄때가 가장 좋은 시기

2002-10-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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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밑창에 구멍이 날 정도로 열심히 뛰어 다니던 새내기 시절, 가깝게 지내던 한 타이틀 회사 직원이 내 구두를 보고 깜짝 놀라며 새 구두를 선물한 적이 있었다.
그땐 정말로 내 구두상태가 어떤지 살필 겨를도 없이 뛰어 다녔다. 극심한 불경기 땐 “다른 세일즈를 해 보지 않겠는가. 그 용모로 이 상품을 팔면 정말 성공할 텐데”라는 유혹도 참 많았다.
그때마다 다짐하기를 내 얼굴은 집 판다고 광고 내는 부동산 얼굴인데 이 얼굴로 어떻게 다른 상품을 팔 수가 있단 말인가. 흔들림 없이 지켜온 이 자리. 지금의 린 최가 되기까지 이 모든 것이 밑거름이 되었구나하고 느긋한 미소도 지어본다.
그 긴 세월동안 손님들한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1순위는 변함이 없다. “집을 사고 싶은데 시기적으로 어느 때가 가장 유리할까요”라는 질문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이자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요.” “집 값이 너무 올랐어요. 제가 시기를 놓쳤나봐요.” “작년에 집 샤핑을 좀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샀으면 참 좋았을 걸 그랬어요.” “부동산 거품현상이라 하던데 한 1~2년 렌트해 살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그 때 가서 사 볼까 해요.”
이 질문들의 공통점은 누구나 다 가장 좋은 이자, 가장 싼 가격에 내 마음에 드는 집을 사고 싶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아무리 싼 이자율에 좋은 가격이라 해도 막상 사려는 사람이 준비가 안되었다든가, 여건이 안 맞으면 모든 게 그림의 떡이라는 얘기다.
나와 내 가족을 위하여 꼭 내 집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그 시점이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바쁘고 피곤한 하루가 끝나면 들어가 쉴 집, 우리 가족의 웃음이 배어 있는 홈 스윗 홈. 이민 생활의 안식처가 바로 자기 집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집은 사야하고 경제활동 가운데 최우선 순위를 주택 구입에 두어야 한다.
직장 가까운 곳의 아파트를 빌려서 사는 것도 편리하긴 하다. 정원관리, 집수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주택 소유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기 본분을 다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어떻게 비교할 수가 있을까.
무리하지 않고 작은 집에서부터 차근차근 키워 나가는 손님들과 함께 나누는 기쁨은 정말 큰 보람으로 남는다. 첫 번째 집 구입부터 도와 드리고 그 후 다시 팔고 사기를 세 번, 네 번까지 도와드린 손님들과의 관계는 거의 가족관계나 다름이 없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오늘도 새로 나온 매물을 돌아보며 정말 좋은 집을 발견하면 어느 손님에게 이 집을 보여 드리고 사드릴까 머릿속이 잠깐 어지럽고 숨이 탁 멈춰지고 가슴 설레는 것. 이 또한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714)345-4989
린 최
<뉴스타 부동산부에나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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