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0만달러 융자할 경우 모기지 이자 차이

2002-10-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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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이 30년보다 20만달러나 절약 가능

필자는 모기지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사실 모기지 융자가 없다. 집을 페이오프했다는 뜻이 아니고 렌트를 하고 있다. 지난해 6월께 집 값이 많이 올랐을 때 잘못 판단해 집을 팔고 많이 후회하고 있다. 그 후 집 값이 7만~8만달러가 더 올랐다.
후회한들 소용은 없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다시 집을 장만할 때는 꼭 15년 모기지로 집을 사고 싶다는 것이다. 여러 손님들을 만나보고 전화상담을 해오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한가지 발견했다.
15년 모기지를 갖고 있는 분들은 결국 거의 다 집을 페이오프시키고, 30년 모기지를 갖고 있는 분들은 몇 번이고 재융자를 하면서 할 때마다 원금이 올라가 긴 세월이 지난 뒤에도 빚 없는 미국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는 사실이다.
물론 30년 모기지를 하는 이유가 매월 페이먼트를 줄이자는 목적인데, 미국생활을 하면서 어떠한 동기나 각오 없이는 목돈을 마련하기 힘들다. 매월 30년 모기지로 줄어든 페이먼트로 더 좋은 자동차나 여기저기 쓸데없는 것에 낭비를 하느니, 매달 200~300달러를 모기지 페이먼트로 더 투자해 15년만 고생하면 빚 없는 내 집이 마련되는데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필자는 수천명의 주택 소유자의 타이틀 내역을 본적이 있다. 미국 사람들에 비해 한인들의 평균 모기지 원금액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미국 사람들은 50만~60만달러 집에 살면서도 모기지 잔금이 15만달러 이하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한국분 중에는 집 가격 대비 자산(Equity) 비율이 50% 이상인 분들을 만나 보기가 정말 힘들다.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의 크레딧 기록을 보며 느끼는 것인데, 한인들은 타민족에 비해 정말로 빚이 많다. 물론 좋은 집, 좋은 차를 소유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힘든 세월이 한두 번씩은 오게 마련인데, 이때 좋은 집, 좋은 차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30만 달러 융자액수에 15년과 30년 모기지의 이자 차이는 20만달러나 된다. 즉 조금만 마음을 독하게 먹으면 2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30년 모기지를 가지신 분들이 15년 모기지로 할 경우 매달 200~300달러를 더 내야 되지만 30년 모기지에 비해 추가로 내는 액수 외에도 원금에서 300~400달러가 더 줄어든다.
1995년 이후로 자고 나면 몇천, 몇만 달러씩 올랐던 주식시장의 매력도 이제 끝나고 많은 분들이 역시 부동산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다. 그 좋은 부동산이 과연 누구의 것이냐는 것은 그 안에 쌓여 있는 에퀴티가 말해준다.
착실하고 건실하게 에퀴티를 쌓아온 사람은 웬만한 풍파에도 견뎌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조그만 변화에도 쉽게 쓰러지게 마련이다. 별 볼일 없는 차를 몰며 허름한 차림의 알부자 백인들에게 우리는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562)404-8860
빈센트 리
<퍼스트 어소시에이츠 모기지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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