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생가는 인간관계 중시”

2002-10-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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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베스트 리얼티 대표 E.J. 김씨

상업용 부동산 전문업체인 ‘캘베스트 리얼티’의 E.J. 김(사진) 대표는 통화하기 아주 어려운 사람이다. 전화하면 부재중이고, 어쩌다 있을 때는 ‘거의 반드시’ 통화 중이다. 셀폰은 메시지로 넘어 간다. 어렵사리 연락이 닿으면 누군가와 만나기 직전 지하 주차장에 파킹하는 시점이거나 웨이팅 콜이 쉴새없이 들어온다.
그런 그를 만났다. 앞 뒤 30분 간격으로 다른 약속이 기다리고, 부재중 온 전화메모 60∼70개가 책상을 덮고 있었다. 왜 그렇게 바쁘시냐고 묻자 “성실히 산 것뿐”이라고 한다.
부동산 브로커를 ‘고객에게 돈을 벌어다주는 직업’으로 정의하는 그는 “한 번의 성사보다 평생 가는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있다”고 한다. 정직하게 일해 신뢰를 쌓고 고객과 긴밀한 관계가 돼야 생명이 긴 브로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앙은행의 베벌리와 웨스턴 코너 상가 매입 건을 성사시키고, 웨스턴과 3가 남서쪽 부지에 들어설 샤핑센터 ‘웨스턴 빌리지’의 임대·관리를 맡게 된 배경도 그런 ‘긴밀한’ 인간관계 때문이다.
고급 주거지 등으로 개발 구상 중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인근 40에이커의 땅은 김씨가 관리하던 상가의 중동인 테넌트가 제안해와 시가의 3분의1 가격에 샀다는 일화도 들려준다. 80년대 초 빛 좋은 개살구인 자기 소유 건물을 팔려고 했을 때는 고지식한 우체국 직원이 사겠다고 나서 결국 팔지 않았다고도 한다.
그는 투자의 묘미를 즐긴다. 그의 얘기를 듣다보면 그가 샀다는 건지, 그의 고객이 샀다는 건지 헷갈린다. “내가 샀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는 브로커로서, 하이 프라핏을 내는 능력과 배짱을 사랑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로 15∼16배 이익을 ‘벌어다 준’ 것을 꼽는다. “남보다 덜 남기면 손해”라는 그가 신앙인이라는 사실은 모순인 듯하면서 어울리는 모순인 것 같았다. (213)382-2100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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