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부동산 시장에 이변 콘도 가격이 단독주택보다 더 뛴다

2002-09-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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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가격 및 거래량 상승률 주택의 두배
가격 좋고 인구구조 변화로 수요 크게 늘어

미국의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간의 상식과는 달리 콘도미니엄의 가치가 일반 하우스에 뒤지지 않고, 가격 상승 속도는 오히려 단독주택을 앞지르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2분기중 전국에서 매매된 콘도미니엄의 매매가격과 거래량은 일반주택의 열기를 능가한다. 중간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4.7%가 상승했는데 이는 7.4% 증가한 주택 보다 무려 두배를 앞지르는 것이다.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에 있어서도 상반기중 사상 최고의 페이스를 달리고 있어 올 연말에는 새로운 거래량 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특히 동북부와 남부주는 각각 19.3%, 15.3%나 가격이 일년전보다 급등했다.
부동산 시장에 있어 주택의 서자 취급을 받던 콘도가 이처럼 붐을 타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격이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콘도를 찾는 베이비 부머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콘도의 일차적 매력은 주택에 비해 저렴한 가격.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구매층인 첫 주택구입자에게 콘도는 구매능력이나 가격면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더욱이 최근들어서는 이자율도 낮고 로우-다운-페이먼트-모기지 상품이 많이 나와 더 그렇다. 이 계층의 소비자에게는 지난 20년래 어느 때보다 매입여건이 좋다. 따라서 엔트리 레블의 콘도는 나오자마자 바이어가 채 가고, 가격도 치솟고 있는 것이다.
콘도 가격이 상승하는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인구 구조상의 변화. 큰집이 더 이상 필요가 없는 베이비 부머세대나 노년층이 ‘다운사이징’을 할 때 적격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 떠난 베이비 부머들에게 더 이상 빈 방이나 아이들이 뛰어 놀 뒷마당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 잔디를 깎고 낙엽을 갈퀴로 긁기도 싫다. 이런 사람들이 집 규모를 줄일 때 첫 후보는 콘도가 된다.
에퀴티가 많이 쌓인 집을 처분한 베이비 부머세대들이나 노인들이 찾는 콘도는 비싼 럭서리 형이다. 럭서리 콘도의 가격이 최근 상승하는 이유다. 워싱턴D.C.처럼 다운타운의 고급콘도가 인기인 지역도 있고,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 아리조나처럼 햇볕이 좋은 지역에서는 휴양지역의 럭서리 콘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최근 콘도 구매자의 42%이상이 50세 이상이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최소한 앞으로 10년 이상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아이들을 다 키운 세대들이 선호하는 고급 콘도에 대한 수요 및 가격은 계속 상승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콘도는 대출받기 어렵고, 팔기도 복잡하고, 팔 때 가격도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그간의 부정적 평가와는 전혀 다른 사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요즘 같은 시장상황에서도 프레디 맥같은 큰 융자기관이 여전히 콘도를 일반 주택보다 더 위험하게 평가하고 있으며, 큰 수리비용이 들 경우 분담금을 떠맡아야 하는 등 위험이 실제로 있지만 최근 미국인들이 집 구매 경향은 콘도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런 추세는 몇 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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