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융자

2002-09-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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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쌀 때 재융자, 월페이먼트 그대로 내면
경비 안들이고 2~3년은 단축할 수 있어

며칠 전 손님 집에 융자상담 때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융자서류 작성이 다 끝난 후 손님은 저녁을 권하셨고 마침 저녁을 먹지 않아 쾌히 승낙했다. 저녁은 꽁보리밥에 열무김치, 고추장 그리고 참기름을 비벼먹는 메뉴였다. 독자 여러분도 혹시 못 드셔봤다면 꼭 잡숴보길 바란다. 너무나 맛있게 먹으면서 옛날 가난했던 한국생활이 자연스럽게 대화내용으로 자리를 잡았다. 꽁보리밥에 질린 얘기, 손님이 시집 와 처음으로 먹어봤다던 쌀밥 등 필자의 어머니가 한달 내내 고생하시며 벌어온 월급에 맞먹던 쌀 한 가마니의 가격이 기억난다.
그 당시는 겨울을 나기 위해 연탄, 쌀, 김장준비를 끝내면 마음이 뿌듯하던 시절이었다. 그때와 비교해 볼 때 쌀 한 가마니(크기는 틀리지만)를 웬만한 한국마켓에서는 몇십 달러를 사면 거의 공짜로 나누어주니 요즘생활은 너무나도 풍족한 게 사실이다.
필자가 모기지 융자를 하다보면 참으로 답답한 사연들을 많이 보고는 한다. 다름 아닌 ‘얼마 절약도 못하는데 까짓 것, 귀찮게 뭐 하려고 재융자를 해’하는 식의 내용이다. 여기서 그까짓 것이라는 게 몇백 달러씩 하니 옛날로 돌아가면 쌀 몇십 가마니, 즉 필자 어머니가 한달 내내 벌어오던 월급의 몇십 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 세상 전체 인구의 5%를 점하는 미국에서 전세계 자원의 50% 가까이 쓴다고 하니 참으로 풍요로운 나라에서 사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지구 한쪽에서는 매일 굶어 죽어 가는 아이들이 산재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조금만 귀찮으면 한달에 몇백 달러를 절약하는데 이 몇백 달러면 수십 명의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절약은 지혜요 미덕이다. 오늘은 누구나 요즘의 파격적인 이자인 15년 5.25%, 30년 5.875%로 인해 전혀 손해 안보면서 한달에 몇백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요즘 이자 싼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요즘이자라면 누구나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3년이 남은 모기지를 가지고 계신 분이 다시 15년으로 재융자할 경우 페이먼트는 절약되지만 2년을 손해보며, 새로 융자를 할 경우 융자액수가 늘어나 왠지 손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나게 마련인데 다음과 같이 하면 100% 이익만 챙길 수 있다.
1. no-cost로 이자만 내릴 것-이 경우 단 1년을 살다가 집을 팔아도 원금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몇천 달러를 절약한다.
2 새로 융자한 뒤에도 낮아진 월 페이먼트 대신에 원래 내던 액수를 낼 것-이 경우 손님은 돈 하나 안들이고 앉아서 2~3년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손님이 30년짜리 모기지를 갖고 있을 경우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진정한 삶의 기쁨은 남에게 베풀 때 있다고 했다. 조금 귀찮더라도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 조금이라도 절해야 될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여유와 따뜻한 마음을 우리 모두 가졌으면 하는 게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 (562)404-8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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