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휘봉 잡은 반세기 성령충만 했지요"

2002-06-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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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지휘 50년만에 은퇴하는 윤민제 장로

50년간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활약했던 윤민제 장로(68)가 지난달 26일 은혜한인교회 교인들의 축복 속에 은퇴했다.

19세라는 젊은 나이부터 그냥 음악이 좋아서 성가대를 이끌어왔다는 윤장로는 "섭섭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앞으로의 음악인생을 맡길 생각"이라고 은퇴소감을 밝혔다.

평양출신인 윤장로는 피난시절인 19세 때 부산 염광교회 어린이성가대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 후 서울 청운교회, 시온감리교회 등에서 성가대를 지휘했던 윤장로는 25세 때 다니던 연세대 의대를 그만두고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 본격적인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77년 도미한 후 북가주 몬트레이 중앙교회, 오렌지한인교회를 거쳐 83년 6월 은혜한인교회(담임 김광신 목사) 창립1주년 예배 직후 지금까지 19년 동안 은혜성가대를 이끌어온 윤장로는 성가곡 ‘충성하라’의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초창기에는 나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려고 합창단을 지휘했었지만 은혜 성가대를 이끌면서 찬양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임을 깨달았다"는 윤장로는 "김광신 목사와 함께 보낸 19년은 은혜가 충만했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50명으로 출발했던 은혜성가대는 창립 5주년 기념 음악예배를 개최할 무렵에는 40명의 오케스트라와 96명의 성가단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유명한 가수들과 함께 메시야 공연을 올렸고 텍사스 엘파소와 콜로라도 덴버, 밸리. 시애틀, 하와이 등 미전역에 은혜교회가 창립될 때마다 특별찬양 음악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동유럽 찬양선교여행과 러시아 지휘자 세미나 인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윤장로는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지만 앞으로 가든그로브의 수정교회 등 명성있는 성가대와 오케스트라 찬양예배에 참석하면서 남은 시간동안 교회음악을 연구할 예정"이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성가대 단원으로 활동하는 부인 윤호원권사(62)와 성가대 바이얼린 반주자인 큰아들 샘 윤씨, 영어목회 음악담당 막내아들 대니엘 윤씨까지 윤장로 가족은 음악가족으로도 유명하다.


<하은선 기자>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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