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관리에 필요한 4가지 균형
▶소비와 저축 사이의 균형 잡아야
▶계획적 소비로 60세 이후 대비를
▶경제적 역량 올인 땐 리스크도 커
▶부자 꿈꾸되 안정된 현실 유지도
▶ 안정성과 수익성 두 토끼 노려야
▶성장성 높은 해외 투자도 고려를
▶자녀에게 무리한 지원은 ‘금물’
▶노후대책 없으면 되레 부담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서 ‘중용(中庸)’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쓴 책으로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와 함께 사서(四書)로 불립니다. 여기서 ‘중용’은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동양철학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따르고자 노력하는 삶의 지침이기도 한데요. 중용의 개념이 자산관리에도 잘 들어맞으면서 지속적으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재물을 인생의 절대적 가치로 삼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현대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이란 윤택하고 안정적인 삶에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내 자산을 잘 관리해 최대한 늘려갈 수 있을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자산관리 방법을 접하게 됩니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산관리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는 대응의 과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무언가 선택을 하기 위한 기준을 잡을 필요가 있다면 균형 잡힌 자산관리가 적절한 원칙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균형점을 잡고, 그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 속에서 자산관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균형들을 잡고 가면 좋은지 생애자산관리 관점에서 유용한 중용의 자세, 네 가지 균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현재와 미래의 균형입니다. 바꿔 말하면 소비와 저축 사이의 균형입니다. 사회에 나와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당연히 소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소득의 일부를 현재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소비하고, 남은 부분은 저축여력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용도로 모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소비성향에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소비를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저축을 통해 미래에 대한 대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근까지 저금리에 자산가치가 상승하자 현실의 삶을 즐기자는 ‘욜로(YOLO)’1 풍조가 상당 기간 유행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상승하며 자산시장이 조정을 받자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의 소비를 제한하는 ‘요노(YONO)’2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요한 핵심은 소비와 저축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계획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애 전반에 걸쳐 소득기간과 소비기간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100세까지 살고 60세까지 경제활동을 한다고 하면 40년 정도 노후생활을 해야 하니 현재 어느 정도 소비할 수 있고 노후를 위해 얼마나 저축이 필요한지 예측해봐야 합니다.
특히 소비수준은 일단 올라가면 쉽게 다시 내려오질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막 사회에 진출해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소비수준이 높아져 예상보다 더 많은 소비규모도 감안해야 합니다. 현재 소비를 적절하게 통제해 미래를 대비하는 저축 노력이 생각보다 더 필요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꿈과 현실 사이의 균형입니다. 더 나은 삶의 추구와 현상유지 목표에 대한 균형을 말합니다. 누구나 부자를 꿈꾸지만 부자가 되기 위한 과정을 제대로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방법은 장기간 꾸준한 자산관리를 통해 자산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산관리를 하는 과정 속에서 서두르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경제적 역량을 올인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이에 자산 전체를 한꺼번에 관리하기보다 경제적 역량을 향상시키는 목적과 현재 수준을 미래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꿈을 이루는 목적의 자산관리는 당연히 적극적인 수익추구가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수익추구는 그에 따른 위험이 있으므로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없지만 감당할 수 있는 금액한도를 정해 놓고 가면 조금 더 편한 자산관리가 가능합니다.
투자의 복리효과를 통해 1억 원의 종잣돈으로 20~30년의 시간이 주어지면 로또 당첨금 수준의 자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안정된 삶을 위한 자산관리는 연금자산 형태로 경제역량에 따라 소득의 일정 비율을 꾸준하게 저축해가는 방법이 좋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부자의 꿈을 꾸며 안정된 현실도 함께 준비하는 자산관리를 추천드립니다.
세 번째는 저축과 투자의 균형입니다. 자산관리에 금융상품을 활용함에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 간 균형이 필요합니다. 예금, 보험은 안전하고 주식,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보편적인데요. 통계를 봐도 과거 대비 수익성에 대한 고려 비중이 올라오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안정성에 대한 비중이 높습니다.
이제 안정성의 개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볼 때가 됐습니다. 고속성장을 하던 과거보다 금리는 낮아졌지만 물가상승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안전상품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물가상승에 따라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실질적인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연결됩니다.
반면 금융투자상품은 가격변동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을 따라가는 추세가 만들어집니다. 선진국들의 금융투자상품 보유 비중이 높은 것도 이 같은 이유일 겁니다. 수익성이 제고되지 않으면 고소득자가 아닌 이상 앞선 첫 번째, 두 번째 균형을 추구하기도 힘들어집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 적정수익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로 자산관리를 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할 요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경제에 들어선 만큼 자본시장도 과거와 같이 빠르고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좀 더 나은 투자성과를 얻고자 한다면 성장성 높은 국가나 선진국까지 포함해 다양한 투자기회를 추구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자녀와 자신 사이의 균형입니다. 교육 등 자녀의 미래를 위한 지원과 자신의 노후준비에 대한 균형을 의미합니다. 주위에서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성적과 대학입시 결과에 희비가 교차합니다. 사회생활 및 경제활동의 경쟁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교육비 통계만 봐도 자녀 1인당 월 55만 원, 연간 600만 원 넘게 지출하고 있고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자녀교육은 모든 부모의 삶에 중요한 이벤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과거에는 자식을 잘 교육시켜 좋은 대학에 보내고 성공시키는 것이 부모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투자와 동일시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자녀 지원이 결혼, 주택구입까지 갈수록 확대돼가는 분위기임에도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줄 것이라는 기대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한 노력이 부모로서 당연한 책임이지만 무리한 지원으로 부모의 노후를 불투명하게 만들면 자식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남들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경제적 역량을 고려해 적절한 선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부모 자신들의 미래, 노후준비를 위해 아껴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삶을 살아가며 중용을 지켜야 하는 대상은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든 돈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적절하게 배분해서 운용하는가는 우리에게 늘 중요한 문제입니다. 요즘과 같이 수명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100세 시대에는 자산관리에 있어서 중용의 도를 지키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중용의 도를 지키는 균형 잡힌 자산관리로 행복한 100세 시대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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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