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슬렘권 선교사 이집트 선교대회

2002-03-12 (화)
크게 작게
카이로에서 지난 달 말부터 3월초까지 열렸던 ‘모슬렘권 한인 선교사들을 위한 이집트 선교대회’에 참가한 15개국의 선교사들 50여명은 ‘3박4일간의 영성훈련’ 등의 대회 일정을 마친 후 “현지에서의 사역기간에 자신도 모르게 영성이 메말라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그동안 신분도 위장한 채 숨죽여 예배를 보고 소리내지 못하는 찬양을 하면서 목까지 차 올랐던 답답함이 가시고 진짜 그리스도의 사랑 체험을 담뿍 담아가게 돼서 기쁘다”고도 울먹였다.

이들은 “이번 대회가 은혜에 갈급한 선교사들에게 단비의 역할을 했고 아울러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들이 잊혀지기 쉬운 해외 선교사들에게 관심을 갖고 여러 방법으로 사역을 지원해 주는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내년에는 주변에 있는 더 많은 선교사들에게 참가를 적극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장로교회가 세계선교의 일환으로 3년 전부터 매년 1회씩 모슬렘권 국가에서 실시해 온 모슬렘권 선교대회는 지난 2000년에는 터키에서, 지난해에서 이스라엘 갈릴리에서 매회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카이로 홍해 변의 호텔에서 가진 이번 대회에도 태국, 터키, 그리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유고슬라비아, 요르단, 에리투리아, 키르키즈스탄 등의 회교국가의 선교사들과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사역중인 한인 선교사들이 참가했으며 삼성장로교회 교인 26명과 1회와 2회 대회시 참가했었던 선교사 등 60여명이 봉사자로 이번 대회를 도왔다.

공식일정을 마친 뒤 가진 간증시간을 통해 터키 안카라에서 온 이인희 선교사는 “영적·육적 엔돌핀을 받는 기회였다”고 말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선교사는 “죽음과 체포, 추방의 공포 속에서 어느 사이에 십자가를 의무로 생각하고 사람들을 불신하게 된 것을 철저히 회개했다”고 말했다.
또 부부 선교사들은 현지 사역에서의 자녀 교육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부부갈등을 털어놓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리스의 한 섬에서 사역중인 차 선교사부부는 “3개월마다 한번씩 비자를 새로 받아야 하는 시스템 때문에 현재 12세, 13세 자녀들이 공항에서 추방을 당해 헝가리에 있다”고 현지 선교의 어려움을 전하고 “같은 입장의 한인 선교사들이 모여 실컷 찬송하고 정보를 나누는 것만 해도 목마른 사람에게 생명수를 먹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jungilee@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