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젖염소 한 마리가 5인가족 생명줄"

2002-01-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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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창립되어 ‘정직하고 검소하게 나누며 살자’라는 슬로건으로 신앙의 생활화를 돕고 지난 96년부터는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북한주민들을 돕는 ‘사랑의 빵 나누기’, 또 99년부터는 북한의 기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차원의 ‘기적의 젖염소 보내기 운동’을 펼쳐온 기독교윤리실천운동(대표 유용석. 이하 기윤실)이 젖염소 보내기 캠페인에 보다 많은 한인교회나 교인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윤실은 우량품종의 젖염소를 보내면 하루 2~3킬로그램의 젖만으로도 5인가족이 연명할 수 있고 게다가 질병에 강하고 번식력이 왕성(한해에 두 번, 두 마리 정도 새끼를 낳음)하여 북한에서 기르기에 가장 알맞은 동물이라는 확신하에 99년 4월부터 지금까지 약 1,000여마리를 북한에 들여보냈다.

기윤실은 미주지역 한인교회나 뜻있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모금한 돈으로 젖염소(두당 100달러)를 중국에서 사서 북한측에 전달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중간역할은 중국 용정에서 체류중인 최성원교수(연변여명농민대학 명예학장. 호주 시드니 사슴농장 대표)가 맡았다. 최교수는 젖염소 사육경험과 지식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 그는 중국에서 젖이 가장 잘 나오는 자넨종 염소를 사서 단동, 삼합에서 수의검역을 거친 후 북한 농업성에 기증했고 젖염소에는 일련번호를 매겨 기아에 허덕이는 지역의 농민가정에 한 마리씩 배당하게 했다.


최교수와 기윤실 관계자들이 매년 수차례 직접 북한을 방문, 분배된 젖염소들의 사육과정을 점검하고 또 사육방법을 교육시켰다. 또 젖염소 사육 농민들을 직접 만나 젖염소가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는가를 질문하고 비디오로도 기록했다. 북한의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6일 기윤실 유용석 회장앞으로 새해축하 와 함께 젖염소 기증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전문을 보내왔다.

전문에는 ‘그동안 최교수를 통해 보내준 염소를 감사히 접수했다. 염소들은 조국의 해당단위들에게 성의껏 사육되고 있으며 염소마리수도 많이 늘어났다. 우리는 이기회에 그리스도교륜리실천운동의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보내면서 새해에도 애국애족을 위한 사업에 큰 전진이 있을 것을 바란다. 경의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함경북도 회령시 인민위원회에서도 기윤실의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에 대해 지난 12월 5일 ‘애국 애족의 마음으로 회령시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성의를 다해온데 대해 회령시의 이름으로 사의로 표명한다’는 감사장을 보내왔다. 유회장은 "2002년에는 더 많은 젖염소를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동포에 보내는데 한인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2000년과 2001년에는 구제역발생, 모금액 감소등으로 젖염소 보내기 운동이 위축되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교수와 유회장에 따르면 99년 북한측과 협약할 때부터 ‘젖염소 기증 희망자나 단체가 100마리 이상을 기증할때는 그들이 지정하는 지역의 동네에 젖염소를 우선 배정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유회장은 "젖염소 한 마리를 사서 북한까지 보내는 비용은 150달러가 들지만 그 한 마리가 굶주리는 5인가족의 생명줄이라는데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고 각교회나 단체, 교인들이 동포에게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번 가을께는 관심있는 한인들과 함께 그동안 보낸 젖염소 사육실태를 돌아보기 위해 북한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문의는 (213)387-1207, 팩스 (213)487-7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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