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테리어 색채의 조화

2001-05-10 (목)
크게 작게
16년전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잠시 묵었던 뉴욕주의 절친한 아주머니 댁은 각 방마다 색채를 테마로 꾸며져 있었다. 화이트룸, 블루룸, 옐로룸 등으로 지칭된 방마다 모든 인테리어 일체가 그에 따른 조화로 일관되어 있었고 내가 머물렀던 화이트룸은 카핏서부터 가구, 침대보, 커튼까지 레이스나 다른 질감과 패턴의 화이트 일색이었다.

미국에 온 걸 축하한다며 내 나이 수만큼 장미를 크리스탈 병에 꽂아둔 감성, 너무나 깨끗한 느낌이라 감히 발도 디디면 안될 듯 싶었었다. 지금도 첫 날 그 깨끗한 화이트색의 공간 이미지를 생각하면 상큼함에 휩싸인다.

어떤 공간에 들어섰을 때 ‘예쁘다, 차분하다, 깨끗하다, 차갑다, 따뜻하다, 밝다, 화려하다, 혼란스럽다’ 등의 여러 가지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런 표현은 색이 주는 인상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공간의 성격과 분위기에 맞는 색채 계획은 매우 중요하며 그 공간의 골격을 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화로운 색채 계획은 방법에 따라 단색 조화나 유사색 조화, 보색 조화로 나뉜다.


◇단색 조화


한 색상을 정하고 그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대비시키는 방법으로 전체적으로 통일되고 차분한 느낌은 있으나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질리지 않게 주의한다. 색은 통일되더라도 형태나 무늬, 질감에 변화를 주는 것이 포인트!


◇유사색 조화

비슷한 색상으로 배치, 색상표 옆에 있는 두세 가지색을 섞어 이용한다. 예를 들어 선정한 색상이 주황이라면 레드나 엘로를 함께 사용하면 자연스런 느낌을 준다.


◇보색 조화

색상환에서 정 반대쪽에 있어 강한 대조를 이루는 색을 함께 쓰는 방법으로 빨강과 초록, 파랑과 주황이 그 예로 활기와 생동감 유쾌감을 준다.

실내의 색채 계획은 벽이나 천장 같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곳을 중심으로 전체 색조를 결정한 다음 소품이나 가구 둥에 포인트로 적절히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흔히 색상 자체가 실내 이미지를 좌우하며 명도와 채도를 어울리게 맞추면 근사하다.

색채는 재료나 질감 패턴에 의해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고 특히 인접 조명의 명암에 따라 채도가 많이 달라져 보일 수 있으므로 함께 사용할 색과 마감재 및, 조명의 조건을 염두에 두고 계획해야 한다.


면적 배분에 의해서 색채 계획을 하면 실패율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데 먼저 벽이나 바닥 등의 넓은 면적에 사용할 주조색을 선택한 후 주조색의 중간 밝기를 방 내부 표면의 3분의2가 되도록 고려한 다음 커튼과 가구, 액세서리의 색깔을 배분한다. 액센트는 선명한 색을 많이 사용하며 무늬나 질감의 효과를 높이고 실내에 계절감, 리듬감을 연출하도록 하자.

화사한 분홍, 노랑, 오렌지와 호화로운 황금색, 청색, 대담하고 강한 레드나 까만 색은 화려한 색 이미지고, 부드럽고 소박한 베이지나 우아한 자주, 장미색, 차분한 연두, 갈색, 회색 보라, 안정감이 있는 갈색 등은 온화한 느낌의 이미지를, 산뜻 경쾌해 보이는 밝은 푸른색, 젊고 상쾌한 원색과 파랑과 녹색, 이지적인 회색 보라와 검정 색은 정갈함과 산뜻함의 이미지를 준다.


각종 컬러로 인테리어 분위기를 연출하는 법:

◇따뜻하고 대담하며 정열적인 분위기(레드)

생명력을 상징하는 빨강은 흥분, 긴장과 자극적인 효과로 소품에 포인트를 준다. 낮은 채도의 붉은 색과 그린이나 크림을 연결하면 세련되고 클래식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같은 계열의 색상을 명도나 채도, 패턴이나 재질감에 의해 연출하자.


◇시원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블루)

명상과 집중의 색으로 불리는 파랑, 세련된 느낌을 주는 블루는 어느 색과도 어울리지만 특히 흰색과 매치한다. 공간을 들어가 보이게 하는 경향이 있어 넓어 보이고 시원한 느낌을 주므로 여름철이나 남향 방에 잘 어울린다. 북향이나 난방이 안 되는 공간에는 금물! 노랑이나 빨강 크림색 등이 포인트 컬러로 적당하다.


◇밝고 생기 있는 분위기(옐로)

따스한 아침, 햇살을 연상케 하는 밝고 명랑한 색 노랑은 생동감이 있으며 감싸 들어가는 색이라 밝은 실내를 연출하는데 적합하다. 튀어나와 보이므로 좁은 실내는 더 작아 보이고 어두운 방이나 북향에 효과적이다. 연한 크림이나 분홍, 민트, 하늘색을 포인트로 경쾌함을 주는 공간을 만들자.


◇열정과 밝음의 혼합(오렌지)

상큼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상쾌한 공간을 표현한다. 시선을 끌어 강한 인상을 주기엔 좋으나 너무 많이 사용하면 산만하고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무채색을 회색과 함께 사용하면 화사한 느낌을 한층 강조할 수 있고 그린 계열의 보색과 함께 쓰면 대비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연을 닮은 생명력의 공간(그린)

평온함, 신선함, 자연스러움 등의 인상을 주는 색으로 전원풍의 주거지에 많이 쓰인다. 크림색을 많이 섞은 밝은 그린이나 올리브 그린, 회색빛 연두를 적절히 사용하면 동색 계열로 공간을 마무리하는데 무리가 없다. 단 면적이 커지면 연한 색이 다소 진하게 보일 수 있으므로 샘플보다 옅은 색으로 선택하고 아이보리, 베이지, 브라운과 매치하고 오렌지색이 섞인 소품을 사용하여 경쾌함을 살린다.


◇고귀함과 권력의 상징(바이올렛)

한색의 경계색으로 신비로움과 불확실성을 보이는 난색과 한색의 혼합 차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차갑고 이지적인 남보라와 귀족적이며 위엄의 상징인 자주색으로 변화를 주자. 예술적 절묘함과 민감성이 있어 보이나 공간 전체에 사용할 경우 쉽게 질릴 수 있는 위험한 색이다. 기본색으로 아이보리, 하양, 베이지, 회색 등의 뉴추럴 컬러와 함께 사용하면 화려하고 지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화이트 방, 분홍 방, 어느 색이나 주거하는 이의 취향에 따라 색을 선정할 때 모든 액세서리까지 염두에 두는 습관을 가지자. 한 클라이언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잎사귀 무늬가 들어간 아이보리와 민트에 채도가 낮은 오렌지색 컬러 스킴이면 따뜻하고 화사한 느낌이 될 것 같다며 색 샘플을 보여주었다. 본인이 원하는 색상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 알려고 노력하는 것에 절반의 인테리어 승부가 달려 있다.

(909)263-0609, (909)482-9555, janiceji@hanmail.net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