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상태와 건강은 밀접한 관계

2001-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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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산책

부동산 매매를 하다 보니 어느 집의 문제점에 대한 얘기를 들어만 보아도 그 가족의 건강 상태를 파악한다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반대로 어느 가족의 건강 상태만 물어보고도 그 집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대략은 짐작케 한다. 즉, 집 내부의 문제점과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의 건강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서로간에 좋고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고객 한 분께서 "화장실의 변기가 자주 막혀 새 것으로 갈아 끼웠는데도 계속 막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도움을 청해 왔다. 그래서, 원인을 파악해 보았으나 별다른 하자가 없기에 식구들간에 종래의 쓰던 화장실들을 서로 바꾸어서 사용해 보라고 권하였다. 그런 며칠 후, 이번에는 다른 화장실의 변기가 막히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드디어 범인을 찾아냈다는 기분으로 그 분의 남편을 살짝 불러 귀에 대고 "변기들은 문제가 없고, 식구들 중에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이 있지요?"라고 물었다. 그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상외의 얘기를 듣는다며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런 경우에는 변기를 아무리 고쳐도 소용없고 사람의 병을 먼저 고쳐주어야만 해결되는 것이다.


또 한번은, 집을 산지 1년 정도 되었다는 분이 집을 팔고 싶다며 전화가 왔었다. 팔려는 이유가 좀 특이하였다. 그 집에 이사온 이후로 건강하던 식구들이 감기증세가 떠나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을 옮기고 싶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 이유에 대하여 납득이 되질 않았지만 이것저것 물어본 결과 곧 원인을 파악하게 되었다.

그분들의 증세는 감기가 아닌 엘러지 증상이라는 것과 함께, 그 집의 에어컨디셔너와 히터의 필터 상태를 확인해 본 결과 거기에는 수년간의 케케묵은 균들이 득실득실할 만큼 두터운 먼지들로 덮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당장 대청소에 들어간 그 집 주인은 집을 팔려는 계획을 결국은 취소하였고, 지금은 가족들이 예전처럼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며 고마워하였다.

이외에도 지적되기 쉬운 부분이 ‘dishwasher’ 이다. 이 자동 식기세척기는 적어도 2주에 한번은 맹물에라도 잠깐 식은 돌려 주어야한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사용을 안면 곰팡이 내지는 썩은 찌꺼기로 인하여 파이프가 막혀 버려서 고장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하여 세척기는 집 매매 시에도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더구나, 한국인들은 그릇을 닦는 세척기로의 사용보다는 물기 있는 그릇들을 넣어 말리는 공간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곰팡이는 물론 세균을 양식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파이프가 막혀버리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부분에서 집안의 관리와 청결 상태 등은 가족들의 건강과 아주 긴밀하므로 평상시 철저한 점검을 해주어야 한다. 만일, 집 내부와 외부의 외관상태가 엉망으로 보인다면, 그 집 주인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모습을 내보이는 것과도 마찬가지이며, 가족들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신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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