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주기간부터 결정하라"

2001-03-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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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집사서 고쳐팔때

▶ 미리 충분한 시간적 여유갖고 5년내 되팔려면 비싼집 안사도록

지금처럼 모기지 융자 금리가 낮을 때 허름한 집을 사서 살면서 수리해 되파는 것은 안정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거주와 ‘집장사’를 겸한 방법인데 거주 기간이 2년이 넘으면 일인당 25만달러까지 양도소득세도 면제받을 수 있는 아주 짭짤한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이처럼 허름한 집을 사서 수리해 되팔고자 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알아본다.

고칠 데가 있는 집을 사서 손을 보며 살다가 되팔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을 사서 먼저 수리를 한 다음에 들어가 사는 순서를 택한다.

그러나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이 같은 수순을 밟는 것은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일단 집을 구입한 후 어느 정도 기간 실제로 들어가 살면서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에 대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허름한 집을 사서 살면서 수리해 되팔겠다는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무제한적인 현금 동원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 아니기 때문에 수리에 앞서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이 같은 계획을 가진 바이어들이 실제 수리에 들어가기 앞서 생각해둬야 할 몇 가지 권고사항들이다.


단기 계획과 장기 계획을 별도로 수립한다: 먼저 새로 사는 집에서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를 결정한다. 5년 정도 살다가 되팔 계획이라면 단기, 5~8년 정도 살다가 되팔 계획이라면 중기, 그 이상 살다가 되팔 계획이라면 장기로 볼 수 있다. 물론 장기 계획 아래서는 대대적 수리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일단 얼마나 오랫동안 새로 사는 집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고 나면 그에 따른 장·단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단기 계획 아래서는 페인트를 새로 칠한다거나 카핏을 새로 깐다거나 할 수 있고 창문에 대한 장식도 바꿔볼 수 있다. 장기 계획 아래서는 부엌을 개조한다거나 패밀리룸이나 화장실을 더 넣을 수도 있다. 사실 장·단기 계획이 완전히 별개의 독립적인 것이 될 수는 없고 단기 계획에 따른 수리를 마친 후 여기에 입각해 장기 계획에 따른 수리를 이어가는 형태로 실현되기 마련이다.


미리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결정을 내린다: 일단 어떤 계획이 확정되고 나면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째서 먼저 계획을 세워야 하는가. 아직 계획이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설계도상에서 논의될 때 수정하는 것이 돈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일단 설계도가 업자에게 넘겨진 다음에 계획을 수정하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이 돈이 들게 마련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수리를 할 경우에는 건축자재를 보다 염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밖에도 필요한 자재를 모두 구입하고 나서 공사를 시작하면 공사 자체도 부드럽게 끝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기도 필요 없이 늘어나지 않아 그만큼 공사비도 적게 든다.


5년 내에 되팔 생각이면 비싼 집을 사지 않는다: 5년 내에 되팔 생각으로 집을 사서 수리할 경우에는 예를 들면 부엌을 고치는데 1만달러짜리 스토브를 넣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기적으로 집을 되팔 경우에는 수리를 하면서 얼마나 비싼 자재를 투입했느냐 하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갤런당 15달러짜리 페인트를 사서 페인트를 새로 칠하든 1갤런당 30달러짜리 페인트를 사서 페인트를 새로 칠하든 집 값에는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부엌을 개조하는데 4만달러를 들였으나 8개월만에 다시 팔 경우에는 수리비의 50%나 건지면 다행인 경우도 생긴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수리에 있어서 요체는 투자하는 돈만큼 회수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으냐 하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싫어하지 않을 방식으로 수리한다: 집수리를 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또 한 가지는 너무 자기의 독특한 취향대로 집을 고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의 독특한 취향을 지나치게 반영해 집을 고치면 본인은 고친 집이 마음에 들지 모르나 새로 고쳐진 방식에 대해 자신의 취향과 같은 취향을 가진 바이어를 만나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수리는 전부 또는 최소한 일부라도 직접 한다: 집을 수리해 되팖으로써 돈을 남기고 싶을 때에는 집수리 과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기가 직접 해야 한다.

집수리란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소소한 일도 많게 마련인데 자기의 시간이 아깝다거나 소소한 일을 일일이 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모든 일을 다른 사람을 고용해 하고 나면 집수리로 돈을 벌기란 쉽지가 않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또는 하찮은 일일수록 자기 손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원청업자나 하청업자가 최저가로 공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집수리용 건축자재를 사는 것도 자기가 직접 하는 것이 좋다. 도매상도 찾아다니고 집수리용 자재만 전문적으로 쌓아놓고 파는 웨어하우스도 찾아다니는 등 여기 저기 분주하게 다니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건축 자재를 사야 한다.

미국은 정찰제가 원칙인 나라이기는 하지만 건축용 자재를 살 때는 흥정을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건축자재를 파는 상점에 크레딧 구좌를 열면 그 자리에서 10%쯤 할인해주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경비 지출 내역을 철저히 기록한다: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에 대해 자기만큼 신경을 써주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집수리를 위해 지출하는 돈은 크든 작든 액수에 개의하지 말고 모두 지출 내역을 기록한다.

이를 위해 ‘퀴큰’(Quicken)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머니’(Microsoft Money)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지출 내역을 자세히 정리해 두면 막상 집을 팔 때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해서도 미리 계획을 세운다: 대부분 바이어들은 어느 정도의 재원을 미리 마련하고 집을 사서 수리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 같은 방법이 언제나 최선인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에 따라서는 예를 들어 집을 산 지 1년 이내인 주택 소유주들에게 저리로 보통 3만달러 정도까지는 2차 담보에 입각한 모기지 융자를 해 주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자금을 사용하면 수리 후 집을 팔기 전의 기간에도 수리에 투입되는 자금에 대한 이자에 대해 전액 세제 혜택을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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