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식이 배제된 절제미, 의류매장 디자인

2001-02-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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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니스 최 (필레오 인테리어 디자인)

변화하는 소비자의 개성과 창의성을 그때그때 반영할 수 있게 깔끔하게 디자인된 실내는 샵 인테리어의 목적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표현을 최소화하여 디자인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감각으로 단순화된 매장은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장식미로 제품의 특성을 더욱 더 잘 드러낼 수 있다. 클래식한 제품이라 할지라도 절제의 미학은 오히려 더 제품을 돋보이게 하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장식이 절제된 세련미는 매력 있는 디자인 의도이다. 미니멀리즘적 의류매장의 디자인 아이디어 집합.

(1) 수직적 요소와 수평적 개념을 응용하고 블루 등 컬러 이미지 월을 외부서부터 내부로 끌어들여 공간의 확장감과 연계성을 안으로 연장, 구석구석을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처리하자. 외부 윈도의 프레임을 바닥, 천장 벽까지 매입시켜 없애고 거리의 모습이 매장까지 자연스럽게 인입되도록 하면 더 깔끔하고 시원스런 표정이 되고 눈길을 끈다.

(2) 제품에 따라 간혹 긴 칼럼 등을 세워 볼륨감을 강하게 주면 수직적 상승감이 시선을 잡고 적절한 비례와 조화로 전체적 균형을 유도할 수 있다. 일체의 조명을 기둥에 투영치 않아 자연스런 빛의 강약으로 볼륨감을 강조하고 기둥 상단에 빛이 쏟아져 나오게 디자인하면 더 감각적이 된다. 기둥에 간결한 선반을 이용 디스플레이해도 좋다.


(3) 매장 내의 집기와 행어는 최소의 디자인 요소만으로 기능성을 강조할 수 있는 절제된 형태를 추구하고 단순화된 실내디자인 위에 카운터 뒤의 로고를 강하게 어필시켜 브랜드를 더 상징적으로 나타내주자.

(4) 미니멀적인 공간에서 빛과 그림자란 다른 어떤 공간보다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식이 배제된 공간에서 면을 분할하고 형태를 만들고, 그 자체만으로 포인트가 되는 것이 바로 빛과 그림자의 의미이다. 야경일 때에도 전체 조명과 부분 조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게 조명계획을 세우고 기둥에 선반을 달아 디스플레이대로 이용하는 한편, 벽면과 선반, 천장 등에서 새어나오는 간접 조명으로 일체감을 부여하자. 빛의 감각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려 상품을 돋보이게 하고 분위기를 높여주자.

(5)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벽으로 간접조명을 이어가게 해 시선의 초점이 되게 하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매장 내의 시선을 코발트 블루색을 사용한 작은 바로 이어 보자. 작은 바는 블루색을 이용할 때 스텐레스와 함께 절제된 미와 구성을 표출해 주고 단순하며 모던하게 꾸며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이끌어 내자. 파란색 벽과 바, 조명 박스 등으로 연결성 있게 안으로 이어지는 한 방향을 표시하면 시선이 자연스레 안으로 모아져 끌어준다.

(6) Pub Area의 도입을 시도해 고객이 감성을 충분히 즐기도록 계획해 보자. 입구부분의 전시공간과 매장내 휴식소파, 디럭스한 다용도 피팅룸, 작은 바, 원룸 개념의 화장실 등이 이런 의미로 계획된 공간이다. 출입구와 연결해 바처럼 만든 액세서리 전시공간은 상품을 단지 전시, 판매하는 곳이라는 단순한 의미에서 벗어나 고객의 쉼터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하자.

(7) 마네킹 쇼윈도 디스플레이 역시 간결하게 한 두개로 강조하고 벽면도 큰 대형사진이면 사진, 로고면 로고, 강한 색채면 색채로 한 면 전체를 채워 더 시각적인 벽이 되고 시선을 끌어당기게 강조해 보자. 절제된 공간에 파격을 가하면 오래 남을 기억의 공간이 된다.

(8) 한 공간 안에 두 개의 독립된 공간을 꾸미는 일은 상품의 차별화 못지 않게 중요하다. 공간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가벽으로 나누고 스킵플로우 방식을 써서 재미난 공간으로 연출해 보자. 라운드 처리된 큰 원과 작은 원으로 돌출된 파티션을 간결한 공간 위에 독창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강한 액센트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효과가 있다. 돌출된 봉으로 행어를 대신하고 기능성은 동일하되 형태만 단순화시킨 집기들은 미래지향적 공간 구성법이다.

(9) 단순화된 디자인에는 유리와 스틸,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등이 어울린다. 그러나 메이플우드등 원목과 자연적인 소재로 편안하고 단아한 공간을 연출하는 것도 좋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자칫 단조롭고 차가와 보일 수 있는 공간에 따스함을 전한다. 내추럴한 분위기로 밝고 가볍고 역동적인 느낌을 표출케 하자.


(10) 마감재와 컬러를 최소화하여 복잡성을 막고 마네킹 대신 행어로 간결히 디스플레이 한다. 조명계획 역시 조명기구의 배열을 선으로 표현해 전체적으로 간결한 이미지와 결합시키도록 하고 등은 매립하여 더 깔끔한 분위기를 주어도 좋다. 딱 떨어진 선을 이용한 계단과 카운트, 디스플레이대, 이 모두가 간결함으로 상품을 더 효과 있게 드러나게 하는 수단이다.

디자인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며 변화를 위한 도구이다. 상품과 고객이 갖고 있는 고감도 감성을 최소한의 수단으로 표현하면서 느낄 수 있는 공간 연출, 장식이 배제된 절제 속에 더 많은 고객을 향한 무언의 이야기가 쏟아진다.

문의 (909)838-9991, (909)482-9555 (페이저), janicej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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