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입자, 주택구입 편견많다

2000-1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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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이 없는 상태로 리스를 해서 사는 렌트 생활자 가운데는 사실상 집을 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이나 렌트에 대한 잘못된 생각 때문에 집을 사지 않는 경우가 많다. 편견 때문에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렌트 생활자들이 범하는 오류는 다음과 같다.


▲"렌더들은 모기지 융자 신청을 무조건 거부한다"
사람들은 렌더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오늘날에 와서는 사실과 많은 거리가 있다.
융자 에이전트는 세일즈맨이 물건을 많이 팔수록 커미션을 많이 받는 것처럼 융자 처리건수가 많을수록 수입이 늘기 때문에 가능하면 융자가 되는 방향으로 일을 한다. 이 때문에 융자 에이전트는 융자 신청자가 크레딧이 나쁘거나 회사를 자주 옮겨 다녔어도 융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바이어와 렌더는 어느 한 쪽이 기울어지는 불평등한 관계가 아니다. 렌더는 바이어에게 융자를 해줘야 이익이 남는 입장이므로 전체적으로 보면 ‘칼자루’는 렌더가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이어가 쥐고 있다.


▲"다운페이먼트를 하려면 현금이 많아야 한다"
역시 틀린 얘기다. 실제로 요즘은 집값의 5% 이하 다운페이먼트만으로 집을 살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다운페이먼트 없이도 집을 살 수 있다.
27년의 경력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꿰뚫고 있는 부동산 에이전트 샌더스는 다운페이먼트에 대한 렌더의 방침이 놀랄 정도로 관대하게 바꿨다고 지적한다.
샌더스는 "장기적 호경기로 렌더 사이에도 낙관론이 확산돼 있는 것 같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에 융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렌트 이상 모기지 페이먼트를 하기 어렵다"
많은 바이어들이 모기지 융자 신청을 한 다음에야 자신들이 앞으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매월 모기지 페이먼트보다 실제로 20~30%는 더 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렌트 생활자들이 모기지 페이먼트에서 이자 총액만큼 과세대상 소득이 줄어 실제로 모기지 페이먼트에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을 계산에 넣지 못한다는 것이다.
렌더는 모기지 융자 신청자의 재정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기 때문에 신청자가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보다 신청자의 재정적 능력에 대해 더 정확히 아는 경우가 많다.


▲"한 렌더가 융자신청을 거부하면 다른 렌더도 거부한다"
모기지 융자를 받기에 충분한 소득과 좋은 크레딧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렌더에 의해 융자가 거부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경우는 특히 자영업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에 처해도 절대로 실망하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다른 렌더를 찾는 것이 좋다.
실제로 경험이 많지 않은 렌더들이 전체적인 재정상태를 점검하지 않고 한 두 가지 이유만을 보고 융자를 거부하곤 한다.
심지어 파산을 하거나 차압을 당한 사실이 있어도 그 후 2~3년간 크레딧을 잘 쌓은 다음에 파산을 하거나 차압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합리적으로 잘 설명하면 모기지 융자를 얻을 수 있다.


▲"렌트를 내며 사는 것이 집을 사서 사는 것보다 융통성 있다"
1~2년 사이에 외국에 나가거나 타주로 이사갈 계획이 있는 경우라면 얘기가 다를지 모르나 일반적으로는 렌트 거주가 주는 융통성보다는 주택 소유가 주는 안정감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이것도 올바른 얘기는 아니다.
30년 고정으로 집을 사면 주거비로 들어가는 돈 중에서 변동하는 것은 주택보험료와 부동산세뿐이어서 훨씬 안정된 생활을 즐길 수 있다.
튼튼한 중산층의 양산이 경제정책의 핵심인 미국이 주택 소유율 확대를 중요한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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