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소유 주택 4개시 700~800채

2000-11-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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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로스버디스

▶ 학군, 주변경관 좋고 범죄율 낮아

팔로스버디스(Palos Verdes)는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태평양이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부촌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의 전체 인구는 8만여명으로 팔로스버디스 에스테이트, 랜초 팔로스버디스, 롤링힐스 스테이트, 롤링힐스 등의 4개 시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 2만여채 주택 중에서 4% 가량인 700~800채가 한인 소유이다.

이 지역의 단독 주택가격은 50만~2,000만달러 수준으로 소유주 중에는 한국 유명 재벌의 이름은 양념처럼 등장하고 있다. 한때 한국의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소유의 주택도 팔로스버디스 에스테이트에 있다.


이 주택의 시가는 300만달러 가량으로 실내에서 태평양을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실내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이다. 한 제강회사 경영진의 친인척도 이 곳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자진귀국한 광운대 조무성 전총장, 한국 카지노의 대부 전낙원씨가 살던 집도 여기 있어 사건 때마다 매스컴에 오르내렸었다.

한국 대기업 고급 간부들과 부유층 유학생도 빼놓을 수 없는 이곳 주민들. 이들은 주로 단독 주택이나 아파트 렌트를 선호하지만 집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 렌트는 2,000달러 수준이다.

한인타운에 잘 알려진 경제계 인사나 전문의들도 상당수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 중앙은행 이사 이정현씨, 팩코 철강의 백영중사장, 타운에서 잘 알려진 변호사 중의 한 사람인 숀 스틸 변호사도 타운인근 로스 팰리즈에서 몇 년전 이곳으로 내려왔다.

또 휘슬러 냄비로 유명한 ‘로랜드’의 노말선 사장, ‘가든 스위트 호텔’의 소유자로 김대중 대통령의 일산 집을 구입해 유명세를 탔던 조풍언 사장도 빼놓을 수 없다. 박장서 공인회계사, 길민택 공인회계사도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

전문의들도 다수 거주하고 있다. 김옥동(위장내과), 전주봉(치과), 안종길(치과), 이홍표(심장내과), 이인수(마취과), 오도영(신경내과) 의사도 이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 사업가나 의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문인들도 있다. 화가인 김기홍씨, 조각가 장정용씨 등이 있으며 남가주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뉴욕으로 이주한 한인 커뮤니티에 잘 알려진 화가 곽훈씨도 팔로스버디스에 살았다.


그외 한인타운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나 주류사회 깊숙히 진출, 제조업등으로 탄탄한 기반을 이룬 많은 한인 사업가들도 여기 살고 있다. 이들은 이곳 컨추리클럽에 가면 다 만날 수 있다.

이 지역 한인들중에는 주택 가격이 50만달러 수준인 소규모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안에 테니스 코트와 수영장을 갖추고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대형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결혼 피로연이나 각종 행사를 열어 친구나 친지를 초대한다.

팔로스버디스 지역의 노른자로 개인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인 롤링힐스(Rolling Hills)시에 거주하는 전체 990여가구 중에서 한인들도 1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 가격은 최저 1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 수준으로 ‘갑부’ 아니면 이 지역의 거주는 엄두도 못 낼 정도이다.

롤링힐스시는 전체가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화재 발생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길거리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등 시 규정이 까다로운 도시로도 미국에서 유명하다. 이 시는 또 팬스로 둘러싸여 있고 이 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4개의 길목에는 시큐리티 가드들이 사전 허락 없이 들어가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팔로스버디스 지역이 부유층 한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인은 우선 학군이 좋다는 것이다. ‘팔로스버디스 페닌슐라 통합교육구’는 6개 초등학교, 2개의 중학교, 1개의 고등학교로 학교 성적은 캘리포니아 전체에서 탑 10%에 들고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교육시설이 수준급이다.

팔로스버디스 지역은 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바다와 바로 인접해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범죄가 거의 없다는 점도 한인 선호의 한 요인이다. 이 지역은 관광 명소로도 소개되고 있다.

4·29 폭동 이후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상당수의 한인들이 페이먼트를 감당하지 못해 떠났지만 팔로스버디스가 지닌 강점으로 인해 경기 회복과 함께 계속 되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매물을 사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은 한인들도 상당수 된다.

이중에는 북가주의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 하이텍 분야에 종사하다가 돈을 번 젊은층 한인들도 있다. 한국에서 닷컴 회사나 벤처기업을 일구어 돈을 번 한인들도 이곳에 주택을 구입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팔로스버디스에 살고 있는 남가주 한인들의 대부분은 부모에게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들보다는 이민 와서 맨손으로 재산을 일군 이민 1세들이다.

팔로스버디스 지역은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토랜스시보다 주택 가격이 싼 편이었지만 80년대로 들어서면서 급등하기 시작하다가 불경기가 밀어닥치면서 주춤했지만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된 요즈음에는 10~25% 정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의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프레드 샌즈 부동산 회사의 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이 지역에 매물은 있지만 한인들이 원하는 주택을 찾기가 쉽지 않다" 며 "이 지역의 주택 가격도 상당히 오른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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