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놀이공원처럼 대기 줄 100m 열기… 출근길·점심 짬 낸 직장인들 당혹

2026-05-30 (토) 12:00:00 이재명·권정현·허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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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 민생 정책·정당… 선택 기준 제각각

▶ 지역 발전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아
▶ 7~8장 투표용지에 당황한 반응도

“출근길 잠깐 들른 건데 이렇게 줄이 길 줄은 몰랐어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소공 동 행정복합청사 사전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임아연(34)씨는 100m 넘는 대기 줄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투표하려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 는 사람이 뽑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여의도와 서울시청 인근 등 회사가 밀집한 서울 주요 도심 사전투표소는 직장인들로 더욱 북적거렸다. 낮 12시 40분 소공동 투표소를 찾은 장모(40)씨는 “지금부터 기다리 면 1시간 걸린다”는 투표 안내원의 말 에 “놀이공원처럼 대기 줄이 길다”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이재명 정부 출 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투표 열기는 뜨 거웠다. 근무 중 짬을 낸 직장인부터 지 팡이를 짚은 노인, 대학생과 어린 자녀 를 둔 부모까지 유권자들은 자신이 살 고 있는 지역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 음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동작구 상도2동 주민센터에서 투표소 문이 열리기를 기 다리던 주민 김영애(85)씨는 “내 한 표 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믿어 새벽 5시에 일어나 불 편한 몸을 이끌고 나왔다”고 말했다. 여의도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모(62)씨도 “진영을 떠나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 으로 투표했다”고 했다.

특히 동작구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천헌금·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전현직 구의원들이 연루되는 등 정치적 잡음이 있던터라, 표심이 더욱 매서웠다. 노량진동 주민 신모(49)씨는 “정치권에 기웃대지 않고 오롯이 동네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 공약을 책임감 있게 지킬 수 있는 진짜 일 꾼이 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12·3 불법 계엄 잔재를 청산하는 선 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 대문구 서부교육지원청 투표소에서 만 난 대학생 윤모(22)씨는 “아직 우리 사 회에는 내란 후유증이 남아 있는 것 같 다”면서 “청년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 는 공정하고 정직한 사회가 되길 바란 다”고 말했다.

선거 직전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도 표심에 영향 을 미쳤다. 사고 현장과 가 까운 소공동 투 표소에서 만난 최모(41)씨는 “원래 부동산 정책을 가장 중요하게 봤는데, 사 고 이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작 시장 후보 공약에서 는 안전 관련 대책이 잘 보이지 않아 아 쉬웠 다”고 지적했다.

교육감 선거에선 정치 성향 보다 전문 성이 중요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강남 구 대치1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초등학 교 3학년 학부모 이은재(42)씨는 “학 교 현장을 잘 이해하고 다양하게 지원 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 고 했다.

투표용지 7장을 받아 들고 당황하 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방 선거에선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 단체장, 지역구 광역·기초의원, 비례대 표광역·기초의원 등을 뽑는다. 국회의 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지역 은 한 장 더 추가된다. 출근길 투표소 에 들른 최유미(36)씨는 “시간이 넉넉 하지 않은데 투표용지가 끊임없이 인쇄 돼 순간 당황했다”며 연신 얼굴에 부채 질을 했다. 직장인 이애영(40)씨도 “투 표용지가 너무 많고 길어서 헷갈린다” 며 혀를 내둘렀다.

경찰은 사전투표일부터 본투표, 개 표까지 불법 시위나 난동 등 각종 사건· 사고에 대비해 전국 4만1,143곳을 경 비 대상으로 지정하고, 1 5만367명의 경 찰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재명·권정현·허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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