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행정부 ‘이민자 무보석 구금정책’ 제동

2026-04-30 (목) 06:52:14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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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순회항소법원 “광범위한 무보석 구금은 위헌 소지” 판결

▶ 범죄 이력 없는 장기 거주 이민자도 구금 대상 논란

연방법원이 범죄 이력이 없고 미국에 오래 거주한 이민자까지 보석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고 구금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28일 뉴욕에 소재한 연방 제2순회 항소법원은 추방 대상이라는 이유로 범죄 이력이 없고 미국에 오래 거주한 이민자까지 보석기회 없이 구금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정책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이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오래 거주한 이민자까지 ‘입국 신청자’로 간주해 보석 심리 없이 의무 구금 대상으로 해석한 것에 맞서 구금된 이민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법적 분쟁은 막 국경을 넘어온 사람을 신속히 추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6년 제정된 이민법 구금 조항의 범위를 트럼프 행정부가 확대 적용하려 하면서 불거졌다. 이 법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입국 신청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보석 없이 구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은 국경을 넘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에게만 적용하고, 미국에 오래 거주한 이들은 ICE가 구금하기 전에 이민 판사 앞에서 보석 심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법 조항을 적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ICE가 해당 법 조항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채택했고, 이민법원 항소심 역할을 하는 이민항소위원회(BIA)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해당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면서 미 전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기각해달라는 소송이 잇따랐다. 대다수의 1심 법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왔으나, 제5순회항소법원과 제8순회항소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2순회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불법이라고 판결하면서 법적 공방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해당 항소심은 “수백만 명의 비시민권자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보석 없는 구금이 이뤄질 수 있다”며 헌법을 위배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소송은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 날 것으로 여겨진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ICE는 법과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고, 상급 법원에서 정당성이 입증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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