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스 3세 미 국빈 방문
▶ 트럼프, 백악관 환영식서
▶ “더 가까운 친구는 없어”
▶ 국왕 연방 합동의회 연설
▶ ‘나토·파트너 중요성’ 강조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영국 국왕 찰스 3세 국빈 환영식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찰스 3세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백악관에서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국왕에 대한 국빈 환영식을 열고 미국과 영국의 견고한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에서 찰스 3세 국왕의 지성과 열정, 헌신이 영국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간의 소중한 유대관계에 축복이 되어 왔다면서 “이런 관계가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란전 과정에서 영국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영식에서는 일단 양국 간 ‘유대’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에 집중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이란 공습에 영국군 기지를 제공해 달라는 트럼프 정부의 요청을 거절한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도 거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올해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건국 250주년을 맞은 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선조들의 뿌리가 영국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관계의 오랜 역사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을 선포하기 전부터 미국인들은 우리 안의 가장 귀한 선물인 도덕적 용기를 품고 있었으며, 그것은 바다 건너 작지만 위대한 왕국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며 “(독립) 혁명 이전 거의 2세기 동안 이 땅은 영국인의 피와 고귀한 정신을 가슴에 품은 남녀가 정착하고 개척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독립을 쟁취한 뒤 수 세기 동안 미국인들에게 영국인보다 더 가까운 친구는 없었다”며 “우리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같은 가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특별한’ 동맹관계의 상징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또 작고한 자신의 모친이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19세때 미국으로 이민 온 사실을 언급하며 영국 왕실에 대한 모친의 깊은 애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친이 TV에 나오는 젊은 시절의 찰스 3세 국왕을 가리켜 “봐라. 너무 멋지다(so cute)”고 말한 일화를 이야기하며 “내 어머니는 찰스에게 반했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하면서 찰스 3세 국왕을 잠시 쳐다보자, 찰스 3세 국왕은 머쓱한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늘을 가리키며 “어머니가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찰스 3세의 연방의회 연설 일정과 관련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그건 지나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의전상 참석은 어렵지만 연설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를 환영하는 국빈 만찬도 주재할 예정이다.
한편 찰스 3세는 이날 연방의회 연설에서 ‘화해와 갱신’을 설파한다. 버킹엄궁에 따르면 찰스 3세는 미국 국빈 방문 2일차인 이날 오후 “우리 두 나라는 언제나 함께할 방법을 찾아 왔다”며 양국 관계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동맹 중 하나”라고 밝힐 예정이다.
찰스 3세는 이란 전쟁으로 양국 및 미·유럽 간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을 방문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영국과 유럽 주요 동맹국들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고 하는가 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종이 호랑이’라며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찰스 3세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 동맹의 가치를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미심장한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어느 한 나라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며 “우리의 관계는 필수 불가결한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지난 80년 동안 우리를 지탱해 온 모든 것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 그것을 기반으로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히면서 “(대서양의) 파트너십은 오늘날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올해로 77년째를 맞은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찰스 3세는 오랜 우방인 미·영 관계에 이란전을 계기로 냉기류가 형성된 점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영국 국빈 방문 중 말했듯, 미국과 영국 사이의 친족과 정체성의 유대는 값을 매길 수 없고 영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