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맥아더팍 ‘4천만불 정화 프로젝트’… 치안 우선론과 충돌

2026-04-27 (월) 12:00:00 한형석 기자
크게 작게

▶ 오염수 식수 수준 정화
▶ 900만갤런 재활용 추진
▶ 범죄·마약 문제는 여전
▶ “치안이 먼저” 비판 제기

맥아더팍 ‘4천만불 정화 프로젝트’… 치안 우선론과 충돌

LA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팍 호수 모습. 4,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수질 정화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가운데 치안 강화가 우선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시가 총사업비 약 4,000만 달러 규모의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팍 환경 개선 사업에 본격 착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질적인 수질 오염을 해결하고 수자원을 절약하는 것으로, 도로를 타고 흐르는 오염된 ‘유출수’를 가로채 식수 수준으로 정화하는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맥아더팍이 범죄와 마약의 온상으로 비쳐지며 인접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도심 지역의 치안 블랙홀이 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같은 예산을 오히려 범죄 대처와 치안 강화에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시 공학에서 ‘유출수(Runoff)’란 비가 올 때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바닥에 스며들지 못하고 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을 뜻한다. 이 물은 도로 위의 기름, 쓰레기, 미세먼지 등 도시의 오염 물질을 씻어내며 흐르기 때문에 수질이 매우 낮다. 그동안 맥아더팍의 호수는 주변 약 200에이커 구역에서 모여든 이 더러운 유출수가 별도의 여과 없이 그대로 유입되는 구조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 길목에 이른바 ‘거대 정수기’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레이크 스트릿 지하에 대형 하수관을 설치해 호수로 들어가기 전의 물을 미리 포집하고, 이를 3단계 정화 과정을 통해 처리한다. 먼저 7가 지하의 1차 처리 장치에서 대형 쓰레기와 침전물을 걸러낸 뒤, 공원 내부의 ‘빗물 처리 시스템’으로 압송해 미세 오염 물질과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LA 타임스와 LA시 공식 문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빗물을 단순히 정화하는 수준을 넘어 식수 표준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간 약 900만 갤런의 깨끗한 물은 호수를 채우는 데 우선 사용된다. 기존에는 증발하는 호수 물을 보충하기 위해 고가의 상수도 물을 사용해왔으나, 앞으로는 정화된 빗물로 이를 대체해 귀한 수자원을 절약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정화 시설 구축과 함께 보행자 다리 신설, 산책로 정비, 조경 강화 등을 병행해 공원의 전반적인 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예산은 시 자체 예산 외에도 다양한 외부 기금을 통해 확보됐다. 시의회 문서를 보면, 다른 도로 공사에서 남은 약 720만 달러를 전용하고, 카운티의 ‘세이프 클린 워터 프로그램(Measure W)’ 기금에서 2,000만 달러 이상을 지원받는다. 최근 발표된 ‘2026-27년도 시 예산안’에는 착공을 위한 초기 예산으로 보이는 300만 달러가 우선 배정됐다. 프로젝트는 2026년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2028년 말 또는 2029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한다.

한편, 관할인 1지구 시의원 예비선거에 나선 마리아 루 칼란체 후보는 공원의 미관을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시 당국은 우선 사람들이 안심하고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안전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칼란체 후보는 “시의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하며 “프로젝트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공원을 정화하고 그곳에 모여 있는 정신 건강 및 마약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현 1지구 시의원은 시 당국이 거리 의료팀 및 약물 과다복용 대응팀 배치, 공원 반경 0.5마일 이내에서 지속적 쓰레기 수거 등 관련 조치도 이미 취해왔다고 반박했다.

<한형석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